[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한국 전투액션의 신세계다. 강렬하지만 현실적이고 가벼운 듯 묵직하다. 재치와 열정이 가득하고 가식없는 도전과 자신감도 물씬 느껴진다. 신선한 소재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 위에 친숙한 휴머니즘과 예측 불허의 남북관계, 극한의 브로맨스를 맛깔스럽게 입혔다. 하정우표 원맨쇼의, ‘더 테러 라이브’로 발견된 김병우 감독의 반가운 진화, 영화 ‘PMC : 더벙커’다.
영화는 글로벌 군사기업(PMC)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미국 CIA의 의뢰로 거액의 프로젝트를 맡게 되고, 작전장소인 DMC 지하 30M 비밀벙커에서 뜻밖의 북한 인사 ’킹’으로 인해 돌발적으로 작전을 변경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하정우는 극 중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글로벌 군사기업의 핵심팀인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으로, 이선균은 북한의 엘리트 의사 윤지를 맡아 기대 이상의 신선한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감독은 밀폐된 공간 활용의 진수를 보여주며 이들을 자유자재로, 똑똑하고도 알차게 사용한다. 다양한 캐릭터와 탁월한 음악까지 어우러져 극적 재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제대로 스릴은 품은 채 속도는 한 없이 올라간다.
할리우드의 첩보전에 전혀 밀리지 않는 비주얼과 스케일 등 액션물로서의 매력은 모두 갖췄다. 여기에 2024년 이라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반도와 미국, 중국 간 얽히고설킨 문제들을 현실감 있게 담아 공감을 높인다. 두 남북 주인공의 동료애와 드라마 역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완벽 수위로 군더더기 없이 그려냈다. 통쾌한 한방도 빼놓지 않은,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를 품고 있는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다. 하정우는 이번에도 특유의 능글맞음과 당당함, 귀여운 섹시함을 극대화시켜 한층 진화된 원맨쇼를 보여준다. 전투도 갈등도 우정도 사랑도 뜨거운 사나이, 에이헵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 열연을 펼친다.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장면도 그이기 때문에 호감으로 다가온다. 이선균은 그런 하정우를 묵직하게 받쳐주면서도 적재적소에 이끈다. 부드럽지만 강인하고 따뜻하다. 하정우와는 전혀 다른 결의 그러나 전혀 밀리지 않는 강렬함으로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더 테러 라이브’ 이후 놓친 것에 대해 치열하게 점검한 결과, ‘사람’에 더 집중해야
겠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김병우 감독. “새로운 도전 자체만으로 의미를 두고 작품을 선택하기 보단, 조금 더 재미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도전을 한다”는 하정우. 두 남자의 기막힌 윈-윈으로 탄생된, 124분 내내 시원하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최신 롤러코스터다. 오는 26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