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신드롬이 불고 온 극장가 음악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음악과 탭댄스의 향연을 담은 국내 기대작 ‘스윙키즈’와 러시아 영화지만 국내 배우 유태오가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된 ‘레토’가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무려 700만 관객을 훌쩍 뛰어 넘으며 역대 음악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보헤미안 랩소디’의 뒷심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다음 주자는 19일 개봉을 앞둔 ‘스윙 키즈’(감독 강형철) 그리고 내년 1월 국내 관객들과 만나는 ‘레토’(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다.
먼저 ‘써니’ ‘과속스캔들’ 등으로 연이은 대박을 친 강형철 감독의 신작, ‘스윙키즈’는 그의 탁월한 연출력과 열정, 그리고 겸손함과 진심이 가득 담겨진 영화다.
도경수를 필두로 한 ‘스윙키즈’ 멤버들은 탭댄스를 비롯한 다양한 춤으로 삶의 희노애락을 풀어낸다.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듯 기막히게 녹아드는 아이러니하고도 애잔하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슬픈, 복합미묘한 ‘삶’ 그 자체의 향연. 탭댄스와 함께 흐르는 비틀스 등의 명곡은 영화에 감칠맛을 더한다. 경쾌한 춤과 음악의 저편에는 또 다른 결로 선명하게 녹아 있는 치유할 수 없는 전쟁의 상처와 처절함도 함께 가슴을 친다. 이념이 사람 위에 존재하는 순간 벌어지는 비극들이 분노를 슬픔을 허탈함을 자극하고 한국전쟁이라는 배경이 품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국내 정서를 충분히 품었지만 편집은 감각적이고도 세련됐다. 역동적인 그림 그리고 서사 속에 녹여낸 구수한 웃음 코드 역시 감독의 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음악영화라는 장르 그리고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정체성에 우직하게 집중했다. 친숙함과 낯섬이, 안전함과 도전이, 흥겨움과 아픔이, 슬픔과 기쁨을 기막힌 비율로 배합시켰다.
1981년 레닌그라드. 자신 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목공 출신 뮤지션 ‘빅토르 최’와 금기의 록 음악을 열망하는 록스타 ‘마이크’, 그리고 그의 매력적인 뮤즈 ‘나타샤’의 찬란한 여름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구소련 록의 선구자라 불리우던 ‘빅토르 최’뿐만 아니라 ‘빅토르 최’의 음악적 멘토였던 ‘마이크’가 이끄는 밴드 주파크의 음악까지. 레드 제플린, 데이비드 보위와 같은 서구 음악의 영향을 받아 꽃비우기 시작해 당시를 주름잡은 록 음악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어 낭만과 향수를 느끼게 한다.
진솔한 가사와 담백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빅토르 최’의 대표곡들이 청춘을 지나는, 청춘을 지나온 모든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쉴 새 없이 심장을 치고 오감을 자극한다. 배우들의 날것의 연기에는 진심이 오롯이 담겨 있고, 적시적소에 등장하는 레전드 뮤지션들의 대표곡들은 그 진심을 극대화시켜 관객에게 전달한다. 젊음의 멋과 에너지, 낭만과 방황, 질투와 절망 등의 입체적인 감정들을 ‘음악’으로 총망라해 녹여낸다.
당시 실험적이고 혁신적이었던 ‘빅토르 최’의 노래와 그와의 우정,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로맨틱하면서도 강렬하게 이색적이지만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오직 음악적 창조만이 통제할 수 없는 젊음의 분출구였던 그들의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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