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면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주인공, 그를 받쳐주는 다른 인물, 의미를 담고 있는 물건,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빛과 그림자 까지 있죠. ‘안윤지의 PICK터뷰’에서 한 씬(scene)을 가장 빛나게 만든 주인공의 모든 걸 들려 드릴게요. <편집자주>
[MBN스타 안윤지 기자] 개그맨부터 감독·배우까지 못 하는 것이 없는 남자가 등장했다. 한정된 이미지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그의 재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백조 같이 아래서는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티내지 않고 즐겁게 ‘해피 스마일’을 외치는 박성광을 만났다.
↑ 박성광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 박성광의 개그맨 혹은 감독
12년간 개그맨 생활을 하던 박성광은 분야를 바꿔 감독으로도 큰 활약을 펼쳤다. 최근 한중영화제 단편감독데뷔상을 수상하는 등 이제는 방송인이 아닌 영화인으로 도약했다.
“예능인이 아니라 영화인으로 상을 받으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정말 신인 때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솔직히 원래 영역이 아니던 친구가 들어왔을 때 안 좋은 시선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편견 없이 받아줬다는 생각에 감사하고 인정받았단 생각이 많이 든다.”
개그 혹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웃음만을 전하던 그는 영화를 통해서는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 박성광은 인터뷰 당시에도 영화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을 지웠다. 그는 예능과 영화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백하게 다르다고 전했다.
“예능에는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말 그대로 재미있는 걸 생각하고, 영화에선 의미를 담고 싶다. 영화에서 주는 메시지는 계속 곱씹어 생각한다. 픽션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마음껏 담을 수는 있지만 내 생각을 오로지 담기 보다는 많은 사람의 생각을 버무려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내 영화를 보고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성광의 개그 중 가장 대표적인 ‘용감한 녀석들’ 그리고 영화 ‘슬프지 않아서 슬픈’ 등 제작 경험을 미루어 보아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도 욕심이 있을 것 같다. 역시나 생각해놓은 기획이 있었다.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는 유명한 아이돌이 나오지 않나. 난 ‘야간아이돌’로, 신인 아이돌 혹은 신인 트로트 가수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 각 대기실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고 한 팀씩 나와서 게임을 하는 거다. 그런데 재미가 없으면 바로 대기실로 들어가고, 다음 팀이 나온다. 그러면 대기실에서도 상대방이 재미없길 바라고 팀끼리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 건지 회의도 하고 이런 모습들이 재미요소로 나올 것 같다.”
↑ 박성광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 PICK-SCENE ‘전지적 참견 시점’
박성광이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대세 아이콘이 될 수 있었던 발판은 바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었다. 사회 초년생인 임송 매니저와의 호흡이 조화롭게 보였고, 이는 굉장한 화제성을 생성했다.
“개그로 사랑받는 것과 예능으로 사랑받는 게 다르다. 예능으로 사랑받으니 날 좀 더 친근하게 생각하고 폭 넓은 계층에서 사랑받는다. 정말 감사하고 놀랍다.”
‘전참시’ 프로그램 특성상 하루를 카메라와 함께해야 한다. 아무래도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제대로된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박성광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냥 촬영하면서 이게 ‘잘 되는 건가’란 생각만 든다. 그래서 스튜디오 녹화를 할 때 촬영된 걸 보면서 ‘내가 이랬구나’란 생각이 든다.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얼마 전에도 20시간을 촬영했다. 그런데 나중이 되면 이게 익숙해져서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까먹는다. 초반에 불편한 것 보단 의구심이 들었다. 오래 촬영했지만 아직도 내 일상에서 어느 순간이 나갈지 모르겠다.”
긴 시간 촬영하고 방송을 통해 재미를 선사한 박성광. 혹시 촬영했던 부분 중에 방송에 나가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을까.
“당연히 있다. 유치할 수도 있지만, 송이와 월미도를 간 장면이 있다. 그때 펀치 기계에서 최고 기록을 달성했는데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월미도에 도착하고 갑자기 원숭이 인형이 목에 걸려있더라. 디스코 팡팡만 나가고. 물론 내가 재미있는 캐릭터라서 이해가 되지만 이렇게 멋있는 장면은 나가지 않아 조금 아쉽다.”
↑ 박성광 ‘전참시’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
◇ 박성광의 인생 PICK
앞서 인터뷰를 통해 ‘송이 매니저와 청춘 광고를 촬영하고 싶다’고 말한 박성광은 최근 매니저와 함께 광고를 촬영했다. 또 과거 방송에서 감독의 길을 계속 걷고 싶다고 말한 후, 이번엔 감독으로 상을 받았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박성광은 올해 목표까지 이뤘다.
“올해 초 고정 프로그램 5개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이렇게 빨리 채워질 줄 몰랐다. 프로그램마다 다르고 개그도 다르고 실수도 많이 했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 성숙해졌다. 좀 더 열심히하고 2019년에도 이런 텐션을 유지하고 싶다. 한 순간 타오르는 불꽃이 아닌 오래 타오르는 불꽃이 되고 싶다.”
박성광은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듯이 예능에서도 꾸준함을 강조했다. 그런 그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웃음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바꿨던 때다.
“예전에 팬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