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로마'(감독 알폰소 쿠아론)가 '제2의 옥자사태'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영화지만 극장 개봉을 함께 선언한 '옥자'(감독 봉준호)가 멀티플렉스(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극장의 외면을 받으며 벌어졌던 갈등이 재점화된 것.
최근 영화계에 따르면 국내 멀티플렉스들이 '로마' 상영을 일제히 거부하면서 대한극장 등 전국 40개의 일반개인예술극장을 통해 상영이 이뤄진다.
국내 극장들은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 후 IPTV 등 부가판권으로 넘어가는 기간인 '홀드백(hold back)'을 사전 협의 없이 위반한 것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IPTV 내 TVOD(편당 금액을 지불하는 VOD)는 극장 개봉 후 4개월, SVOD(넷플릭스 같은 정액제 스트리밍)는 3년을 법적 홀드백 기간으로 강제하고 있으며, 미국은 법적 홀드백 규정이 없으나 '로마'의 경우 LA·뉴욕에선 3주 전, 여타 도시 및 영국 런던에선 2주, 멕시코에선 3주 전 극장에서 먼저 상영했다. 한국처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불과 이틀 전 극장 개봉을 추진한 사례는 없어 국내 멀티플렉스 넷플릭스가 홀드백 관련 법적 규정이 없는 국내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멀티플렉스들의 '로마' 상영 거부에 대해 관객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했다. 해당 영화는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영화인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지만 현재 국내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 수치가 터무니없이 낮아 사실상 묻혀 있는 상태.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 간 갈등이 재점화로 결국 극장에서 명작을 만날 기회는 현저히
한편, '로마'는 쿠아론 감독의 자전적 작품으로, 1971년 우익무장단체 로스 알코네스가 120여명을 살해한 '성체 축일 대학살'을 배경으로 멕시코의 '로마'(Colonia Roma)라는 지역에 사는 한 가족과 하녀 '클레오'에게 초점을 맞춘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