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예계는 ‘빚투’ 릴레이로 어느 때보다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빚투’는 연예인의 이름으로 시작되지만 정작 거론되는 연예인이 당사자인 경우는 거의 없고 그들의 부모님이 십수 년 전, 길게는 수십 년 전 갚지 않은 채무인 게 대부분이라 아이러니다.
연예계 ’빚투’ 릴레이는 지난달 중순께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 사기 의혹으로 시작해 도끼, 비(정지훈), 마동석 등으로 이어졌다. 마이크로닷의 경우, 그의 부모는 물론 마이크로닷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잠행 중인 상태. 반면 도끼는 어머니의 채무를 모두 갚고 논란을 일단락했다. 비는 ’빚투’ 당사자와 의견 조율에 실패한 것은 물론, 고인이 된 어머니에 대한 모욕을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대응을 앞둔 상태며, 마동석은 부친의 채무를 발빠르게 정리하며 논란을 일단락했다.
‘대세’ 이영자도 친오빠 관련 ‘빚투’의 덫에 걸릴 뻔 했으나 “이영자가 직접 관여된 바 없고 합의를 통해 이미 해결된 사안이지만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소속사 입장을 통해 논란을 진화했다. 이상엽의 경우 “아버지가 사업 관련 소송 중”이라는 입장과 함께 ‘빚투’ 의혹에서 벗어났다.
이밖에 작곡가그룹 이단옆차기의 박장근과 가수 윤민수도 가족의 과거 채무 불이행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들은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확인 중”이라며 논란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빚투’는 갑론을박을 남기는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어느 정도 팩트를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리꾼 역시 피로를 호소하는 한편, 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밝은 모습만 보여주는 연예인들의, 비록 당사자의 일은 아니지만 그들 가족의 채무라는 어두운 지점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빚투’가 자극적인 뉴스임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피해자들이 받은 상처를 가해 자녀들인 연예인들에게 상처로 되돌려주고, 상처를 상처로 갚는 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가슴에 응어리가 되고,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은 당사자들의 마음은 누구도 감히 짐작할 수 없다.
상처가 부메랑이 돼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 모습을 목도하는 것 역시 힘든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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