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공연 '유토피아'로 관객들을 만나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방언. 사진|강영국 기자 |
양방언은 음악이 주는 '공감'의 정서를 넘어 음악 그 자체의 '품격'을 보여주는, 뮤지션이라는 흔한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독보적인 '음악인'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한국인으로, 의사에서 음악가로 진로를 바꾼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닌 그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 중이지만 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며 대중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런 그가 자신의 브랜드 공연으로 모처럼 세종문화회관에서 팬들을 만난다.
1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양방언 브랜드 공연 '양방언 UTOPIA 2018'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양방언은 이번 공연에 대해 "내가 꾸준히 해오는 공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공연이다. 지방을 다니면서 행사나 다른 공연과는 확실히 다른, 양방언이 보여준 한 해 음악의 압축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있어온 음악을 양방언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들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유토피아'라고 표현했다. 집대성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당당하게 소개했다.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2009년 이후 무려 9년 만. 양방언은 "내 음악이 스케일감이 있는 편이다. 대규모 공연장인 만큼 스케일을 살리면서 입체적인 공간을 활용한 음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에는 한국, 일본, 미국의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함께 한다. 양방언은 "21세 여성 드러머인 가와구치 센리를 비롯해 존경할만한, 훌륭한 뮤지션들이 포진한 '슈퍼밴드'"라고 소개했다.
게스트로는 국카스텐 하현우와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오시오 코타로가 이름을 올렸다. 하현우와 오시오 코타로 모두 양방언이 음악감독으로 나섰던 평창올림픽 공식 음원앨범 '에코스 포 평창'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 공연 게스트로도 흔쾌히 응했다고.
↑ 브랜드공연 '유토피아'로 관객들을 만나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방언. 사진|강영국 기자 |
자신을 대표하는 음악색과 하현우가 선보여 온 대표장르인 락은 언뜻 장르적으로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양방언은 "장르가 다르다고 구분하는 것은 음악하는 입장에서 재미 없는 일"이고 피력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나에게 가장 와닿는 음악이 락이다. 내 음악 역시 드럼과 베이스의 강렬한 리듬이 있다"며 "많은 것드이 핵심을 공유하고 있으면 같이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현우가 가창자로 나선 '정선 아리랑' 역시 락킹한 곡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유토피아' 공연에서는 내년 3월 방영 예정인 KBS 스페셜 '아리랑 로드'의 테마곡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도 초연한다. 양방언은 "세계전쟁 후 방방곡곡으로 강제 이주당한 한국인, 고려인들에게 '아리랑'이 지닌 의미에 대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나 역시 재일한국인으로서 '디아스포라'라는 표현이 와닿는 게 있다"고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국제 행사의 음악감독으로 다수 참여하게 되는 데 대해 겸연쩍게 웃으며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당시 비슷한 질문을 받았고, 당시 유희열에게 되물은 적이 있다"며 "유희열이 '전통적인 부분과 현대적인 부분이 조화가 되면서, 그 속에 우리 것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양방언은 "예를 들어 태평소난 전통적인 요소들이 적당히 들어가 듣는 사람들이 '이게 우리것이지 않습니까' 하는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경의선 철도 연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 '드림 레일 로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양방언은 "아버지 고향이 제주고 어머니 고향이 신의주인데, 경의선 연결 얘기를 듣고 너무 감동을 받아 '드림 레일 로드' 라는 곡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그 곡을 연주하는 데 있어서도 (시기적으로) 가장 적절하고, 그 곡의 표정이랄까? 그런 게 변하고 있다. 오래 연주해 오고 있는데 진짜 이것이 현실로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양방언은 "열차가 눈에 보이는 듯한 환영까지 느껴진다"면서 "'드림 레일 로드'가, 진짜 우리의 꿈이 실현되지 않을까 싶고, 이번 공연에서 그 곡도 꼭 연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틱한 2018년을 보낸 그에게, 올해 최고의 '유토피아'는 무엇일까. 양방언은 "나에게 있어서 유토피아는 무대에서의 그 순간이다. 음악이라는 게 시간의 예술이지 않나. 리허설도 하지만, 현장에서 어떤 반응이 이루어질 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 음악의
'양방언 UTOPIA 2018'는 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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