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사람들’ 사진=포스터 |
‘동네사람들’은 여고생이 사라졌지만 너무나 평온한 시골의 한적한 마을, 기간제 교사로 새로 부임 온 외지 출신 체육교사 기철(마동석 분)은 동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는 것으로로 시작한다.
실종된 여고생의 유일한 친구 유진(김새론 분)만이 친구가 납치된 거라 확신하여 사건을 쫓고, 의도치 않게 유진과 함께 사라진 소녀를 찾기 위해 나선 기철은 누군가에 의해 그녀의 흔적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두가 침묵하는 사라진 소녀의 행방을 찾기 위해 분투한다.
‘동네사람들’은 마동석이 맡은 캐릭터에만 의존했다. 짧은 스포츠머리와 우람한 팔뚝, 험상궂은 인상을 한 기철. 하지만 정의로운 심성으로 유일하게 유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외면하지 않는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둘러봤을 때 어른다운 어른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동네사람들’의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을 통해 최소한 내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계기가 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임진순 감독. 그의 의도대로 영화 속 어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할 뿐, 주변의 상황에는 무관심하다. 이로 인해 위기에 맞닥뜨린 학생들을 구해줄 히어로는 오직 기철뿐이며, 기철만이 고군분투하는 상황들만 펼쳐진다.
영화는 정의로운 인물로 분한 마동석을 통해 이기적인 어른들을 비판하고자 했지만, 선과 악의 충돌의 정도가 팽팽하지 않아 끝까지 긴장감 없는 대결구도를 그렸다. 마동석의 세계만 존재하는 듯, 그와 마주하는 인물들의 매력은 충분히 발휘되지 않는다.
어른들이 도와주지 않아 홀로 실종사건을 추적하던 유진은 진실에 거침없이 다가서다 여러 차례 위기와 직면한다. 이는 기철의 의로움을 돋보이게 하는 구실을 만들어 줄뿐, 그 이상은 없다. 마을의 모든 일들에 관계되어 있는 조폭 보스 병두(진선규 분)의 존재감 또한 미약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의뭉스러운 지성(이상엽 분)은 예상 가능한 노선대로 흘러간다. 가장 강렬함을 안길 인물에게 진부함을 부여해 빛을 잃고 만다. 제각기 힘 빠진 캐릭터들이 만나니 케미 또한 묻힐 수밖에.
유추 가능한 전개를 따르다 비장의
‘동네사람들’은 오는 11월 7일 개봉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