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화학과 조교 연우영을 연기한 곽동연. 사진 | 강영국 기자 |
배우 곽동연(22)은 유쾌했다. 솔직하고 진중했지만, 유머를 잊지 않았다. 촬영장에서도 “동갑내기 차은우가 ‘노잼’ 캐릭터라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려 했다”고 한다. “드라마가 끝났으니 밀린 술 약속부터 잡아야겠다”며 개구지게 웃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하 ‘강남미인’)은 어릴 적부터 ‘못생김’으로 놀림을 받았고, 그래서 성형수술로 새 삶을 얻을 줄 알았던 여자 ‘미래’가 대학 입학 후 꿈꿔왔던 것과는 다른 캠퍼스 라이프를 겪게 되면서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예측불허 내적 성장 드라마였다.
곽동연은 화학과 조교 ‘연우영’을 연기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현실에 있을 법한 ‘온미남’으로 만들며 도경석(차은우 분) 못잖은 인기와 팬덤을 이끌며 서브병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항상 강미래(임수향 분)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였다.
‘곽동연의 재발견’이란 소리가 나올 만 했다. 시청자들의 응원과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캐릭터, 실제 자신의 모습과는 얼마나 닮았을까.
“우영이만큼 생활력이 강하다거나 오지랖이 넓진 않아요. 대신 조금 더 장난기는 있어요. 차은우씨가 워낙 노잼 캐릭터라 ‘피식’이라도 만들어보자고 노력했어요. 우영이는 너무 완벽주의잖아요.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불편해지는 건 최대한 피하려 한다거나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싶어하는 성향은 닮은 것 같아요.”
‘강남미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곽동연이 연기한 연우영은 원작과는 조금 다른 캐릭터로 설정됐다. 그는 “원작은 일부러 안 봤다. 보지 않는 것이 연기를 하는 데 수월했다”며 “촬영이 끝날 때쯤 원작을 봤는데, 원작의 우영이가 가진 매력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따뜻함을 가진 드라마 속 캐릭터가 취향에 더 맞았다”고 말했다.
↑ 곽동연은 “원작 보다 드라마 속 ‘우영’ 캐릭터가 더 따뜻하고 취향에 더 잘 맞았다”고 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
“은근한 기싸움도 있지만 지금까지 브로맨스들이 결이 좀 다르긴 해도 즐겁고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도 남자랑 있는 게 편합니다. 어릴 때부터 동네 형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실제 가까운 분들은 형들이고요.”
이번 드라마는 특히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다 보니 ‘앙상블’이 중요했다. 곽동연은 “굉장히 많은 또래 배우분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나오는 신에서 서로의 앙상블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리곤 “한 장면이라도 재밌는 게 걸리면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엄청나게 웃기게 애드립을 한 장면도 많았는데 편집됐다”며 아쉬워했다.
양치 장면이 대표적이다. “극중 도경석이 양치해주는 신에서 애드립을 했는데 감독님이 컷을 하지 않아 3분동안 양치를 당했다”며 “입을 헹구는데 피가 쏟아졌다. 정말 열심히 했다”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곁들였다.
배우 이태선도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수확 중 하나다. “선이 형은 정말 따뜻해요. 좋은 동료이자 형을 만났구나 생각해요. 초반에 둘 다 촬영 분량이 없어 작품 얘기며 사는 얘기며 이런저런 얘길 하다 보니 많이 친해졌죠. 지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곽동연 ‘강남미인’ 출연에 앞서 편안한 연기, 연기 같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 면에서 절반은 성공이라고 자평한다. “조금 더 다양한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어느 정도 충족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인터뷰②에 계속)[ⓒ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