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국경과 나이를 뛰어넘은 나카야마 미호와 김재욱의 달콤 쌉싸름한 멜로가 찾아온다.
28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산CGV에서 영화 '나비잠'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재욱과 정재은 감독이 참석했다.
'나비잠'은 일본 문학에 매료돼 무작정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찬해(김재욱 분)와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 료코(나카야마 미호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이날 정재은 감독은 "사랑이 끝난 후 나는 그 사람을 잊지 않았는데 그 사람에게 난 어떻게 기억될까. 사랑의 기억이 어떻게 남게 될까에 착안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 기억을 잊게 되는 캐릭터로 극단적인 설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점을 둔 캐스팅은 나카야마 미호. 영화 '러브레터'의 열성적인 팬이었다. 그 시기에 청춘을 보낸 사람에게 잊을 수 없는 얼굴이라고 생각해 나카야마 미호와 하고 싶었다. 프로페셔널한 배우였다. 나카야마 미호가 시나리오 읽고 결정하는 것이 오래 걸려 러브레터도 썼다. 영화 내내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와 역할에 대한 해석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즐거웠다"고 밝혔다.
상대 배우인 김재욱 역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료코 역이 누구였냐에 따라 영화의 색깔이 좌우될 수 있는데 익숙하고 이미지가 선명한 배우다. 료코와 굉장히 잘 맞아서 기뻤다"고 극찬했다.
김재욱은 "나카야마 미호는 다채로운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다. 멜로를 함께 해봤으니 같이 도둑질하는 영화 등 다른 장르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영화 속 마음에 드는 장면에 대해 "둘이 데이베드에 누워 책을 읽는 장면이 있다. 꼬고 있는 다리 사이로 료코(나카야마 미호 분)의 발이 보이는데 나도 모르게 발에 손을 댔다. 감독님이 나중에 발견하고 엄청 칭찬해주시더라"라며 즐거워했다.
김재욱은 또 "찬해를 준비하면서 20대를 보내면서 느꼈던 세상에 대한 분노, 삶에 대한 허무함 등이 맞닿아 있는 지점이 군데군데 보였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 사상 문제는 아니었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완성해나갔다"며 "다른 어떤 작품보다 연출가의 도움을 받아야 설득력이 생길 수 있는 캐릭터라 감독님을 전적으로 많이 믿었다"고 덧붙였다.
'나비잠'은 한국 감독이 찍은 영화지만 김재욱을 제외하고 다른 배역은 모두 일본인 배우가 연기했다. "나비잠" 한마디를 제외하고는 일본어로 극이 진행된다.
이에 대해 김재욱은 "그동안 배우로 활동 하면서 드라마와 독립 영화 등에서 일본어 연기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비잠' 처럼) 나비잠 한마디 빼고 본격적인 일본어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며 "찬해가 유학생이기 때문에 일본 사람이 듣기에도 완벽한 일본어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은 없었다. 그러나 외국어로 연기를 하는 것과 일상에서 대화를 하는 것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것을 많이 느꼈다. 직접 해보니 복잡한 문제더라. 굉장히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김재욱은 "다시 일본어 연기를 하게 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정재은 감독은 "일본어 영화다보니 영화 전체가 일본어인 것은 결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예쁜 한국어를 하나 넣고 싶었다. 나비잠이라는 단어가 시각적이고 예쁜 단어라 넣게 됐다. (나비잠에는) 한국어가 주는 시각적 아름다움이 있다"라며 "그래서 제목으로 사용했다. 일본 제목도 '쵸우노 네무리'(蝶の眠り), '나비잠'이다"라고 나비잠이 제목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스케줄 상 참석하지 못한 나카야마 미호는
나카야마 미호와 김재욱의 러브스토리가 담긴 영화 '나비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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