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불편하고 또 불편하다. 못 본 척 외면하고만 싶다. 그런데 이 영화, 지독한 현실에서 발버둥치는 열여덟 소녀 박화영의 얼굴이 잔상처럼 남는 건 왜일까.
리얼한 10대 생존기를 표방하는 영화 ‘박화영’(감독 이환)은 동갑내기 친구들로부터 엄마로 불린 소녀 박화영(김가희)의 이야기를 담았다. 화영은 또래 친구들에게 혼자 살고 있는 집을 아지트로 제공한다. 아이들은 라면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화영을 ‘엄마’로 부른다.
화영의 단짝이자 무명 연예인 친구 미정(강민아)은 우두머리인 남자 친구 영재(이재균)를 등에 업고 여왕으로 군림한다. 하지만 영재는 화영을 이용하고 철저하게 괴롭힌다. 또 한 명의 가출 소녀 세진(이유미)은 영재와 심상치 않은 관계가 된다. 이를 알게 된 화영은 미정이 눈치 채기 전, 세진에게 강하게 경고한다.
엄마에게 버림받은 소녀 화영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엄마”로 불리길 자처한다. 어쩌면 자신이 받고자 한 애정과 위로인지 모를 것을 건네면서 그는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고 말한다. 그러나 화영에게 돌아오는 건 폭력과 모욕이다. 결국 이들의 기형적인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박화영’은 10대 청소년들의 폭력 음주 흡연 원조교제 권력관계 등을 가감 없이 담아낸다. 여기에 화면 비율과 휴대전화 영상 등을 활용,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어지는 욕설, 지독하고 충격적인 이들의 현실은 불편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박화영’의 얼굴을 외면할 수 없는 건 배우 김가희의 열연 덕이다. 20kg이상을 증량한 김가희는 박화영 캐릭터에 다른 누구도 떠올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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