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릴남편 오작두'를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유이가 연기를 해온 지난 9년을 떠올렸다. 사진|유용석 기자 |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유이의 시작점은 ’연기돌’이었지만 꾸준한 활동 덕분에 이제는 가수보다는 연기자로 더 익숙한 얼굴이 됐다.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뜨고 얄미운 캐릭터로 주인공을 괴롭혔던 게(드라마 ’미남이시네요’ 中) 엊그제 같은데 연기의 ’맛’을 본 지도 벌써 9년째다.
최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유이는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던 가운데, 드라마 ’선덕여왕’(20009)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오고 있는 ’연기’에 대한 고민과 속내를 털어놨다.
"제 연기 활동 시작을 ’선덕여왕’ 고현정 선배님 아역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건 한 번 촬영한 게 2회에 걸쳐 나온 것이었어요. 어렸을 때였죠. 대사 한 마디도 없이 ’울어’ 하면 울고 ’뛰어’ 하면 뛰던 시절이었죠. 첫 드라마 촬영장이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제대로 오디션을 통해 제 배역을 얻은 작품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2009)였다고. 유이는 "한창 애프터스쿨로 활동할 때였고, 여러 드라마의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고를 반복하기도 했다"고 연기 입문 시절을 떠올렸다.
’미남이시네요’ 이후에도 ’오작교 형제들’, ’전우치’, ’황금무지개’, ’호구의 사랑’, ’상류사회’, ’결혼계약’. ’불야성’, ’맨홀-이상한나라의 필’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유이. ’연기돌’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하게 어느덧 작품을 책임지는 위치에 오른 지도 오래다.
그럼에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냉정한 자평을 하면서도 주눅들기보다는, 더 노력하겠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안녕하세요 배우 유이입니다, 연기자 유이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배우’ ’연기’라는 표현을) 붙이고 싶은데 아직도 못 붙이겠어요. 이건 사실 핑계인데,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뛰어들었는데 제가 하는 감정 표현을 좋아해주신 분들이 계속 캐스팅해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예쁘게 우는 법을 몰라 그냥 엉엉 울곤 했거든요. 그렇다 보니 들어오는 대본들은 대부분 남자애같고 씩씩한, 장녀라든가 흙수저, 넘어지고 부딪치는 인물들이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인데, 어떻게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연기가 아직은 그런 부분인 것도 사실이에요."
유이는 "연기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게 시청자들께는 죄송한 얘기지만, 지금 내가 보여드릴 수 있는 연기는 내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연기인 것 같다"고 스스로에 대해 분석하면서도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발음, 디렉션 등의 부분은 당연히 개선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을 이었다.
↑ 유이는 여전히 `연기자 유이`라는 소개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유이는 "다음 작품을 언제 다시 하게 될 지 모르지만 그 부분은 계속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내가 가진 장점을 보고 작품을 주시는 분들이 계신 만큼, 드라마의 흐름을 깨지 않는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호평 속에 종영한 ’데릴남편 오작두’는 유이에게 희망의 드라마이기도 했다. 극중 오작두와의 커플 케미가 역대급 지지를 받으며 "남자 배우와도 어울린다는 희망을 얻었다"는 것.
"’맨홀’을 통해 처음으로 로맨틱코미디에 도전했는데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죠. 그동안 사랑받았던 작품을 생각하다 보니 ’나는 감정 연기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인가’, ’남자 배우와의 케미보다는 여-여 케미, 씩씩한 캐릭터, 걸크러시만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승주가 걸크러시하면서도 작두랑 잘 어울린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아 나도 남자 배우와도 어울리는구나’ 하는 희망을 얻었어요.(웃음)"
"작두오빠(김강우)에게 고맙다고 했더니 ’내 덕분이다 인마’라 하더라"며 웃어보인 유이는 "승주 캐릭터를 통해 걸크러시도, 애교도 보
"저는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게 아~주 많은, 어른아이랍니다. 아니 어른. 그런데 어른은 아닌 것 같은데? 아직 아이인 것 같은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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