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라는 신파 설정을 전면에 내세운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올 봄 안방극장을 울리는 명품 멜로로 거듭날 수 있을까.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극본 정하연/연출 정지인 김성용, 이하 ‘손 꼭 잡고’)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를 그린 드라마. 연출을 맡은 정지인 PD는 “간단하게 신파극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신파 속에 여러 양가적인 감정이 섞인,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펼쳐지고 그 속에서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 지 궁금하게 만드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정PD는 “요즘 드라마들은 사건을 베이스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본을 보면서 신기했던 점은 오로지 감정선만으로 가지고 간다는 점”이라며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이걸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내가 느낀 감정이 전달될까 고민이었다. 네 배우의 감정선만으로도 뚝심 있게 흘러가는 게 느껴지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보다 보면 작가가 설계해놓은 다양한 감정선이 네 배우의 표현을 통해 잘 그려질 것”이라 기대를 당부했다.
특히 정PD는 드라마의 강점에 대해 “한혜진이 오랜만에 나온다는 게 강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인물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작품이다. 찍다 보니 네 분 모두 바스트든 풀샷이든 집중도가 높다고 느끼고 있다. 네 배우의 연기와 케미를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혜진은 극중 남편을 너무나 사랑하는 평범한 주부이자 딸의 엄마 현주 역을 맡았다. 현주는 항상 뇌종양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아가다가 결국 뇌종양 판정을 받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나 자신, 나 자신의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인물이다.
이날 한혜진은 “처음 4부 대본까지 읽어봤을 때 연기자로서 욕심이 나는 작품이었다.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겠지만 뛰어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 자체도 깊이가 있다. 일본 드라마의 느낌? 깔끔하고 정결한 전개들이 내 마음에 와닿아서 도전해봐야겠다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한혜진의 드라마 출연은 2013년 ‘따뜻한 말 한마디’ 이후 4년 만. 한혜진은 남편 기성용의 응원에 대해 “외국 생활을 했기 때문에, 또 아이도 있어서 선뜻 그 자리를 박차고 나서기가 주부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무조건 해야 한다, 엄마이기 이전에 배우인데 왜 안주하려 하느냐며 무조건 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4년 만에 촬영장에 나와보니 스탭 분들이 다들 너무 젊으시다. 내가 말을 놔도 될 분들이 많이 계셨다. 처음에는 낯설고 긴장도 됐지만 적응하다 보니, 젊은 환경 속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고 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현은 현주(한혜진 분)의 남편이자 촉망받던 천재 건축가로 비즈니스 파트너가 돼 돌아온 첫사랑 다혜(유인영 분)와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남자로 분한다. 윤상현은 “정극을 오랜만에 하다 보니,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집중력도 생기고, 결혼하고 나서의 정극이고 아빠이자 남편 역할이기 때문에 더 몰입감도 좋고 감정도 잘 끌어오르더라. 연기하는 데 기분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손 꼭 잡고’ 속 네 남녀가 가져가는 감정선은 기혼 남녀로서 지켜야 할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설정이라 단편적으로는 불륜 미화극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정PD는 “드라마에는 두 가지 사랑의 형태가 등장한다. 10년간 결혼생활 했던 부부 중 한 명은 첫사랑이 돌아오고 또 한 명은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두 달 여 만에 재개하는 MBC 수목극의 구원투수가 될 수있을 지 주목된다. 윤상현, 한혜진, 김태훈, 유인영 등이 출연한다. 21일 첫 방송.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