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 K교수’ 김태훈 성폭행 의혹 사과 사진=액터컴퍼니 |
김태훈은 지난달 28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하여 깊은 사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위와 같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사퇴하고, 연극 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제가 몸 담았던 일과 직에서 떠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김태훈은 학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공식 페이스북에는 90년대 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서 연기공부를 했었다는 작성자가 세종대학교 K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서울 근교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마친 K교수가 작성자에게 운전할 수 없다며 모텔에서 쉬었다 가자고 했다. 당시 ‘쉬었다 가자’는 말의 뜻을 알아채지 못한 작성자는 K교수를 따라 모텔로 향했고, 그날 K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작성자는 “이후에도 K교수가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 학교를 다니지 못할 거라는 생각 때문에 함구하고 있었다. 또 K교수가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면 집 앞까지 찾아왔다”고 밝혔다.
게다가 “K교수는 성폭행을 저지른 후 저(작성자)를 노예처럼 부렸다. 심지어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며 저를 식모로 데려가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작성자는 ‘세종대 K교수’가 배우 김태훈이라고 지목했다.
이하 김태훈 사과문 전문
저와 관련하여 2018년 2월 28일 미투 운동과 관련된 2건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보도와 관련하여 먼저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수직에 있으면서도 제자였거나 제자이던 여성분과 있었던 일로 이러한 제보, 보도 등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하여 깊은 사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또한 저는 위와 같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사퇴하고, 연극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제가 몸 담았던 일과 직에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관계가 어떠하든지 받았던 상처의 크기는 같을 것이나, 제가 기억하는 사실관계가 게시글이나 보도와는 다른 부분이 있고, 두 번째 제보를 하신 여성 또한 첫 번째 제보 이후에 저에 대하여 배신감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는 보도내용도 있어 이에 대하여는 피치 못하게 간략한 입장을 아울러 밝히고자 합니다.
성폭행과 관련되어 게시된 내용은, 세종대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로 이직을 하였으나 여전히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던 제가 제자를 성폭행하였다는 것입니다. 위 일은 2000년도에 벌어진 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에서의 8년 동안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1999년 귀국을 하였고, 1999년 가을부터 처음으로 세종대학교 시간강사로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제보 여성이 위 강의를 듣게 되어 사제지간이 되었고, 그 해 세종대학교 전임강사 지원에서 탈락하여 2000년에는 수원여자전문대학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 여름에 있었던 독립영화 촬영에서 남자 주연배우와 여자 주연배우로 다시 만나 작업을 하게 되었고, 그 여름 촬영 이후 제가 이직한 수원여자전문대학교 부근에서 만남을 이어가다가 여성분이 게시한 내용과 같은 남녀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2001년까지 여성분과 사귀는 관계였고 그 해 가을 있었던 다른 일로 멀어져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여성분이 저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였고,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성추행과 관련되어 두 번째 보도 내용은, 제가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여성분을 추행을 했다는 것입니다. 짧은 내용의 기사만으로는 여성분이 말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당시의 상황 전부를 알 수는 없으나, 사실관계는 대체적으로 제가 기억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사료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느꼈던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이 제가 받아드린 그것과 달라 이러한 점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는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당시 저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하였고, 이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일이 있은 후에도 그리고 최근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응원과 격려를 하는
어느 경우에나 교수의 신분으로서 크나큰 잘못을 하였습니다. 아울러 저로 인하여 상처를 입은 위 여성분들 그리고 세종대학교 교수 및 임직원, 신뢰를 주었던 연극계 선후배, 믿고 따랐던 제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