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작 `게이트`의 소재로 인한 선입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임창정. 사진 I 강영국 기자 |
소재는 소재일 뿐, 어떤 장르냐에 따라 뿌리는 결정된다. 소재 자체가 파격적이고 센세이션 한 게 문제라면 문제였을까? 묵직하고 예민한 소재를 가지고 가벼운 코미디로 풀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기도. 영화 ‘게이트’를 둘러싼 이 같은 시선에 임창정은 당황스럽고도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영화 ‘게이트’는 ‘최순실 게이트’를 모티브로 한 재기발랄 범죄 코미디. 극 중 기억을 잃은 검사로 분한 임창정은 연기는 물론 이 작품의 제작, 각색, 음악까지 참여했다. 언론배급‧VIP시사회 이후 영화에 대한 주변 반응을 묻자, “대부분 의외로 너무나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았는데…한 편으로는 제가 무슨 큰 잘못한 거에요?”라며 다소 민망해하는 그였다.
임창정은 “원래 ‘한탕’이란 영화를 하려 했는데 잘 안됐다. 그런데 신재호 감독이 그 영화 각색을 하면서 ‘최순실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고 하더라”라며 “말 그대로 모티브는 모티브일 뿐, 어떤 풍자적 도구로 재기발랄하게 사용한 것뿐 근본은 변두리 좀도둑들이 극한으로 몰린 상태에서 소문만 무성한 거대 금고를 마주했을 때 벌어지는 해프닝을 웃기게 만들고자 한 코미디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사건 자체를 분석하고, 거대한 어떤 메시지로 풀어낸 묵직한 영화가 전혀 아니다. 이런 소재에 대한 정보를 알고 본다면 최순실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냥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질 부자 아줌마일 뿐이다. 반복되는 사건, 아이러니, 권력 다툼 속에서 우리 영화는 그저 이런 황당하고 재미있는 사건으로 엮어 상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종의 ‘도둑들’과 같은 영화를 만들고는 싶은데 그런 규모가 안 되다 보니 애초에 좀 더 소소하고 가벼운 터치로 만들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소재 선택은 사실 자유로운 영역이니까요. 그런데 전혀 다른 잣대로 묵직하고 대단한 영화를 만들려다가 실패한 것처럼 평가하는 분들이 더러 계셔서 좀 속상하고 민망하죠. 제가 무슨 큰 잘못을 한 건가 싶기도 하고요. 너무나 조심스럽네요.”
영화는 언뜻 임창정을 전면에 내세운 듯 하지만 뚜껑을 열면, 그가 깔아놓은 판에 정려원 정상훈 이경영 이문식 등 다채로운 개성파 어벤져스 군단이 저마다의 색깔로 제대로 뛰어 논다. 조화로운 협업이 만들어낸 유쾌한 시너지가 매력적이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제 분량은 그렇게 많진 않아요. 등장은 하지만 어떤 주역이 되는 건 다른 배우들이죠. 저마다 살아있는 캐릭터로 각자의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했고, 하나 하나 보면 별거 아닌데 뭉쳐 놓으니 제법 꽤 웃긴(?), 아니 많이 웃긴 그런 영화로 만들고자 다들 욕심내지 않고 전체를 보며 달려갔던 것 같아요.”
끝으로 그는 “최근 일련의 작품들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서 다소 속상은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더 유쾌하고 더 많이 웃을 수 있도록 만든 영화니 부담 없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극 중 금고털이단으로 뭉친 수상한 사람들은 예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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