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대 게시판 글. 사진|청주대 홈페이지 캡처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백민경 인턴기자]
배우 조민기(53)의 청주대 여학생 성추행 관련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연극과 졸업생이 조민기 측 대응에 분노하며 성추행 사실을 증언했다.
20일 청주대 홈페이지 ‘청대인 게시판’에는 “조민기 교수 성추행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고발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저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신분을 밝힌 김모씨는 "조민기 교수는 수년동안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해왔다. 저도 그 피해자 중 하나"라며 "보고 들은 것은 수도 없이 많지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은 당사자의 선택이기에, 저는 제가 직접 겪은 일에 한해서만 서술하겠다"고 자신의 얘기를 꺼냈다.
김씨는 "조민기 교수는 교내 워크샵이나 오디션에 대한 대화를 나누자는 명분으로, 학교가 아닌 학교 근처에 있던 본인의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부르곤 했다"며 "제가 입학 했을 때 부터 이미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조민기 교수가 성추행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어느 정도 공공연하게 퍼져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연락으로 술자리에 불려갈 때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른 학우들에게 연락을 하여 함께 찾아가기도 하고 연락 자체를 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민기 교수와는 학교에서도 계속 마주쳐야했고 조교를 통해서 ‘조민기 교수가 널 찾으니 과사무실로 와라’는 연락을 몇 번 받기도 했기에, 더이상 피할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민기교수의 오피스텔에 혼자서 불려간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날 저는 조민기교수의 오피스텔에서 단 둘이 술을 마셨고, 조민기교수는 저에게 ‘여기서 자고 가라’는 말을 했다. 여학생들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은 일전에도 여러 번 있었고, 그날도 저는 거절 못할 술을 더 먹느니 차라리 자는 척을 하다가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웠고 조민기교수는 제 옆에 누워 제 옷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저는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하다가, 잠결에 뒤척이는 척 엎드렸고 조민기 교수는 제 옷 속에 손을 넣은 채로 잠들었다"고 자신이 당한 충격적인 상황을 떠올렸다.
김씨는 “작년 11월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 사실이 한 선배를 통해 학교 측에 알려지고, 증언을 하겠다고 나선 저와 몇몇 친구들에게 산건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커다란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적어도 우리 후배들에게 같은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고 언론화 하지 않되 교내에만 공론화했다”라고 증언에 나섰던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언론화가 되었고 피해자들이 수두룩한데도 조민기 교수 측에서 발표한 ‘전혀 사실무근이며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는 글을 보니 어이가 없고 너무나 화가 난다"고 분노하며 ”잘못을 했으면 인정을 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 선뜻 용기 내서 자신의 상처를 세상에 드러낸 친구들이 있으니 저 또한 조용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적는다"라고 덧붙였다.
조민기는 지난해 11월 말 성추행 혐의에 휩싸여 학교 측의 자체 조사를 받았으며, 1월말 징계위원회를 통해 3개월 중징계 의결이 결정되자 먼저 사표를 제출했다. 오는 28일자로 면직된다. 한편, 청북지방경찰청은 20일 조민기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뒤 바로 내사에 착수했다.
<다음은 청주대 졸업생 게시글 전문>
저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입니다.
조민기 교수는 수년동안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해왔습니다.
저도 그 피해자 중 하나입니다. 보고 들은 것은 수도 없이 많지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은 당사자의 선택이기에, 저는 제가 직접 겪은 일에 한해서만 서술하겠습니다.
조민기교수는 교내 워크샵이나 오디션에 대한 대화를 나누자는 명분으로, 학교가 아닌 학교 근처에 있던 본인의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부르곤 했습니다.
제가 입학 했을 때 부터 이미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조민기 교수가 성추행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어느 정도 공공연하게 퍼져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연락으로 술자리에 불려갈 때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른 학우들에게 연락을 하여 함께 찾아가기도 하고 연락 자체를 피하기도 했었으나 조민기교수와는 학교에서도 계속 마주쳐야했고 조교를 통해서 ‘조민기 교수가 널 찾으니 과사무실로 와라’는 연락을 몇 번 받기도 했기에, 더이상 피할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민기교수의 오피스텔에 혼자서 불려간 적이 있습니다.
그날 저는 조민기교수의 오피스텔에서 단 둘이 술을 마셨고, 조민기교수는 저에게 ‘여기서 자고 가라’는 말을 했습니다. 여학생들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은 일전에도 여러 번 있었고, 그날도 저는 거절 못할 술을 더 먹느니 차라리 자는 척을 하다가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웠고 조민기교수는 제 옆에 누워 제 옷 속에 손을 집어넣었습니다.
저는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하다가, 잠결에 뒤척이는 척 엎드렸고 조민기 교수는 제 옷 속에 손을 넣은 채로 잠들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재학생들이 여러명 있는 술자리에서 입이나 얼굴에 입맞춤을 하고 손을 잡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의 행동은 너무나 부지기수였고, 당시 같은 과에 재학중이던 제 남자친구 이름을 언급하며 "넌 00이랑 섹스했잖아. 00이랑 섹스하니까 좋아?" 라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조교를 비롯한 몇몇 선배들에게 제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네 몸은 네가 알아서 간수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연극학과 학생들에게 조민기라는 사람은 교수일 뿐만 아니라 본인이 몸담고자 하는 직종에서 이미 입지가 두터운 배우이기때문에 누구도 피해사실을 당당하게 고발하지 못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년 11월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 사실이 한 선배를 통해 학교 측에 알려지고, 증언을 하겠다고 나선 저와 몇몇 친구들에게 사건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커다란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저와 그 친구들은 '적어도 우리의 후배들에게 우리와 같은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고 언론화는 하지 않되 교내에서는 공론화를 시키고 재학생들이 원한다면 조민기교수가 사직을 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짓자고 학교 교수님들과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 결과 조민기교수가 교수직에서 물러났고 그렇게라도 마무리 지어졌으니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언론화가 되었고 피해자들이 수두룩한데도 조민기 교수 측에서 발표한 ‘전혀 사실무근이
bmk22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