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Mnet |
노래를 사랑하는, 나아가 가수를 희망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에게 무대는 그 자체로 꿈이다. 하지만 워낙 관문이 좁은 탓에 가창력만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정공법‘이 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오디션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으나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가 저문 탓에 일반인들이 시험대에 설 공간이 줄어든 현실, 그렇지만 역발상에 진심이 더해지니 여지없이 통했다.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그 주인공이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는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에서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대반전 음악 추리쇼로, 201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평균 3% 넘는 시청률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 루마니아,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에 포맷이 수출돼 현지에서도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너목보’는 2016년에는 국제 에미상 예능 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인 예능 프로그램으로 도약한 상태다.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 CJ E&M 일산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너목보’ 시즌5 첫 녹화 후 취재진을 만난 프로그램의 산파, 이선영 CP는 “가수 김범수의 앨범 재킷 보고 프로그램 기획했다고 했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발상인데, 이 말도 안 되는 발상이 반전을 가져와 즐거움을 주게 됐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이CP는 “처음 팔릴 땐 유명한 포맷은 아니었다. ‘주로 유럽, 미국 것을 샀는데 한국 포맷은 어떨지 모르겠네’ 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신선하다는 반응은 있었다”고 말했다.
↑ `너의 목소리가 보여` 이선영 CP. 제공|Mnet |
음치판정단으로 나서는 패널들에게도 ‘너목보’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너무 즐기면서 하고 있어서 출연료 받기가 미안할 정도”(장도연)라는 즐거운 감상부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 어떤 사람을 대하던 간에 본질은 내가 느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감을 많이 하고 있다”(이상민)는 의미심장한 감상까지. 또 시즌5에 새롭게 패널로 합류한 멜로망스 김민석은 과거 ‘너목보’에 미스터리싱어로 출연했던 바 있어 특히 감회가 남다르다.
각자 느끼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은 컸지만 이상민은 특히 ‘음치’ 출연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음치 분들에게 특히 감사하다. 실력자를 위해 나와주는 분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본인의 음치력을 보여주면서 실력자들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고 말했다.
‘너목보’에서 음치의 발견은 시청자는 물론, 녹화 현장을 지켜보는 패널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이자 즐거움이다. 김상혁은 “음치분들이 너무 희소성이 있어서 재미있다. 패널들끼리도 놀라서 리액션 하는 건데 그게 시청자들에게 방해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너목보’ 패널들의 필요 이상으로 과한 리액션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있다. 음악에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부터, 호들갑 떤다거나 혹은 유난스럽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이상민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한 리액션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며 양해를 당부했다. 이상민은 “우리의 리액션이 내가 봐도 좀 과해서, 음악에 집중이 잘 안 된다 싶을 정도일 때도 있다. 처음에는 스스로 조절이 안 될 정도로 너무 놀라서 과도한 리액션이 나왔지만, 그 다음은 (그러한 리액션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더 큰 박수와 더 큰 환호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슴을 적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상민은 “그 분은 우리에게 환호성과 박수를 받기 전에는 스스로 능력이라 생각하지도 못하다 여기 나와서 노래 하고 박수 받으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그게 우리 패널들의 목소리에 담기다 보니 그러한 리액션이 편집되지 않고 들어갈 수 밖에 없다”며 “내가 봐도 좀 불편할 수 있겠다 싶긴 하지만 이러한 마음을 담은 리액션인 만큼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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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목보’가 시즌5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시쳇말로 ‘MSG’ 첨가가 없는, 트릭 없이 단순하고 순수하게 음악 본연의 가치와 만났을 때 나오는 시너지일 터다.
“처음 프로그램 기획했을 때, 제작진 입장에서는 ‘너무 단순해서 빨리 질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만들면서 그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을 받고 있다는 걸 느꼈죠. 시즌5까지 만들면서 어떻게든 더 치밀하게 다양하게 바꿔보기도 하고, 출연자의 이야기가 담길 수 있게 바꿔도 봤죠. 하지만 반전의 묘미라는 틀에 질리기보다는 프로그램에 나와주시는 분들의 꿈과 이야기에 더 공감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6일 전파를 타는 ‘너목보’ 시즌5의 첫 방송은 글로벌 특집으로 꾸며진다. 포맷이 수출된 각 나라의 ‘너목보’에서 활약해 인생역전에 성공한 미스터리싱어들이 실력자와 음치 사이를 넘나들며 시청자를 홀릴 예정이다.
‘너목보’의 지향점은 ‘Mnet 버전 전국노래자랑’이다. 그만큼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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