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현 감독은 ‘그것만이 내 세상’을 두고 “따뜻하고 유쾌한,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자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작품으로 완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완벽한 성공이다.
뻔한 뼈대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애의 진한 감동만 남겨둔 채 다채로운 변칙과 완벽한 수위 조절로 세련되고도 입체적으로 완성됐다. 여기에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귓가를 맴도는 아름다운 음악은 가히 ‘신의 한 수’.
지난 2일 ‘괴물 신인’ 박정민과 ‘연기신’ 이병헌의 만남으로 2018년 새해 첫 기대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베일이 벗겨졌다. 영화는 평범한 가족 극으로 시작해 신파의 신세계를 열며 비범하게 마무리됐다.
작품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 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건 결국 사소한 것들, 형제 관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많은 것들을 공유하면서 점차 가까워진다. 비단, 형제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 그리고 여러 관계 속에서 조금씩 변화해 가는 인물의 사연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공감도를 높인다.
겉으로는 툴툴 대지만 속은 한 없이 따뜻한, 슬픈 가정사로 인해 결핍을 안고 살아온 형 조하(이병헌)는 기존의 가족극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츤데레, 그리고 성장형 캐릭터지만 이병헌과 만나는 순간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이병헌은 코믹과 진지, 굴곡 넘치는 감정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이병헌을 긴장케한 ‘괴물 신인’ 박정민은 또 어떠한가. 그 역시 천재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 진태로 분해 놀라운 연기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또 눈물이, 미소가 지어진다. 이병헌과의 호흡은 단연 기대 이상이다.
한지민과 김성령은 특별출연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과하지도, 너무 뻔하지도 않은 적당한 수위에서 극의 재미와 감동을 극대화시키는 완벽한 조미료로 깊은 내공을 꺼내 놓는다. 그리고 이들의 조화를 한 데 묶으며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건 다름 아닌 ‘피아노 선율’이다. 이 영화가 기존의 신파, 가족극과 차별화된 가장 강력한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처 입은 자들의,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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