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이고 거대하며 화려한 영화들이 즐비하는 극장가에 작지만 강한 영화들이 온다. 이미 해외에서는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돌아온다’(감독 허철)를 비롯해 신예 감독의 기발하고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코’, 오랜 만에 만나는 반가운 여성영화 ‘련희와 연희’까지. 12월 국‧내외 대작들 사이에서 놓쳐서는 안 될 웰메이드 다양성 영화를 소개한다.
먼저 지난 30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돌아온다’는 일찌감치 해외에서 먼저 그 가치를 인정받은, 그리움의 정서를 기반으로 묵직한 감동을 품은 작품이다.
허철 감독은 “연극을 처음 볼 때부터 영화화 하는 과정에서 상업 논리를 의도적으로 걷어내려고 했다. 요즘에 한국 영화들을 보면서 왜 이렇게 다 자극적일까 생각했다. 빅스타들을 데리고 자극적인 것만 먹는 느낌이었다”며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작품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연극 같으면서도 영화스러운 영화로 따뜻하게 완성됐다. ‘이별’ ‘상실’ ‘그리움’의 정서를 순수하고도 애틋하게, 여기에 묵직한 울림까지 선사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가슴 속 깊이 그리운 사람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어느 막걸릿집 단골들의 이야기를 담은 ‘돌아온다’는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동명의 연극을 바탕으로 한다. 원작이 가진 탄탄한 스토리에 서정적이고 담담한 영화적 연출이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3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이후 한국 영화 최초로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오는 12월 7일 개봉.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감독 임대형) 역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넷팩상(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하고, 카를로비바리, 프랑크푸르트,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검증된 작품.
어느 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은 시골 이발사 모(기주봉)씨가 마지막일지도 모를 크리스마스를 생의 클라이맥스로 만들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따뜻하고 낭만적인 흑백영화다.
총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눠진 작품은 정갈하면서도 절제돼 있고 위트가 넘치면서도 사랑스럽다.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며 엉뚱하고 기발하다. 잔잔한 코미디의 타이밍 센스가 돋보이는 동시에 드라마적 무게 역시 잃지 않았다.
단편 ‘만일의 세계’로 서울독립영화제(2014) 우수작품상, 미쟝센단편영화제(2014) 심사위원특별상 등을 받으며 주목받은 신인 임대형 감독은 이번 영화에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의 희비극을 레퍼런스 삼아 엉뚱하지만 사려 깊고, 담담하지만 경쾌하며, 슬프지만 유머러스한 화법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아낸다. 담백한 스토리텔링에 ‘신의 한수’인 음악이 제대로 어우러져 독특한 정서와 감흥을 자아낸다. 오는 12월 14일 개봉.
작가 출신 최종구 · 손병조 감독이 공동 연출했고, 연극배우 출신 이상희와 신예배우 윤은지가 연기했다. 감독들은 단순히 새터민의 남한 정착기를 그린 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통해 남북 여성들의 자아 찾기와 연대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다.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큰 나라가 잘
2016년 통일부 주최 ’평화와 통일 영화 제작지원 시나리오 공모전’ 중편 부문 대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해당 공모전 수상작 중, 이제껏 옴니버스 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은 있었으나 장편으로 극장 개봉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2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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