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꾼 나나 사진=(주)쇼박스 |
“‘굿 와이프’ 이후 연기를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많은 작품 제안이 들어왔다. 다음 작품에서는 김단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김단으로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김단과는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궁금해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춘자라는 캐릭터를 만났다. 춘자는 제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적합한 캐릭터라고 생각을 했다. 한 부분이 아닌 여러 가지 다양한 성격과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웃음)”
나나가 ‘꾼’에 출연하는 데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나나는 과거 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해 가수 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중 연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후 바쁜 활동 속에서도 연기 수업을 받으며 수많은 오디션을 봤지만, 매번 낙방이었다. 당시 들었던 말 중 공통점은 “캐릭터와 너무 잘 맞지만, 연기력이 아직 부족하다. 아쉽다”라는 말이었다. 혹평이었지만 나나는 시각을 달리했다. 배우로서 데뷔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대신 노력으로 연기력을 보충하면 됐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연기 트레이닝부터 시작해 피나는 캐릭터 연구, 자신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해 ‘굿와이프’로 연기자 데뷔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연기자로서 무난한 합격점을 받았고 ‘굿와이프’를 눈여겨 본 장창원 감독에게 ‘캐스팅’됐다.
↑ 꾼 나나 사진=(주)쇼박스 |
“‘꾼’은 당연히 오디션을 볼 줄 알았다. 감독님께서 유지태 선배님을 보려고 ‘굿와이프’를 보다가 저를 보게 됐고 춘자라는 캐릭터가 잘 입혀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감독님과 처음 만난 날 춘자에 대한 이야기부터 대본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 때 ‘정말 저는 꼭 하고 싶습니다.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씀 드렸다. 그랬더니 감독님께서 ‘결정하고 나온 것 아니었어요?’라고 되물으셨다. 저는 오디션 본 경험밖에 없어서 당연히 오디션인 줄 알았다.(웃음) 제안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정말 소중한 역할, 과분한 역할이 내게 주어진 것 같았고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나가 ‘꾼’의 춘자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준비한 ‘철저함’은 어떤 것일까. ‘꾼’은 배우 유지태, 현빈, 배성우, 박성우, 안세하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함께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펼친다. 각각의 캐릭터가 모두 살아 숨 쉬듯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배우 간의 ‘합’이었다. 나나는 이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가장 중점을 뒀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제일 중요한 건 꾼들의 합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잘 어우러지는지, 한 명이 튀어보이진 않는지, 팀플레이가 굉장히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꾼들은 늘 붙어 다니는 친구 같은 팀원이다.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평소 친구들, 가족들과 있을 때 어떤 말투를 쓰는지부터 어떤 표정을 짓는지에 대해서 집중하고 세심하게 관찰했다. 거울을 보면서 표정을 연구하기도 했고 내 말 소리를 녹음해서 말투에 대한 연구도 했다.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연습도 많이 했는데 영화를 본 어떤 기자 분께서 ‘튀지 않고 잘 어우러져서 좋았다’라는 말을 들어서 정말 기뻤다.”
↑ 꾼 나나 사진=(주)쇼박스 |
나나는 ‘꾼’에서 유일한 홍일점으로 활약한다. 그가 맡은 춘자 역시 미모와 매력, 빠른 손놀림을 무기로 내세운 만큼 매혹적인 모습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나나가 춘자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는 화려한 모습은 ‘꾼’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기도 한다. 앞서 ‘합’에 대한 중요성을 어필한 만큼 나나는 외적으로 보여 질 수 있는 욕심을 내려놓았다. 홍일점인 그 자체로 충분히 대중의 눈을 끌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 과하지 않은 모습에 중점을 뒀다.
“남자 분들 사이에 여자가 한 명이다 보니 당연히 나에게 눈이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욕심 부리고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춘자의 캐릭터 자체가 쾌활하고 밝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기 때문에 평상시 의상이나 임무가 주어져서 수행할 때는 색감이 중요할 거란 생각을 했다. 톡톡 튀는 개성을 살릴 땐 원색 계열의 옷을 입었고 섹시함을 어필할 때는 레드 계열의 립스틱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