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요소가 한두 가지 있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건드리는 지점으로 작용할 뿐이다. 인생을 배우는 드라마다. 힘든 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고쳐나가고 헤쳐가야 하는지 용기를 준다. 정말 '브라보' 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배우 도지원이 20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새 주말극 '브라보 마이 라이프'(극본 정지우, 연출 정효)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막장 드라마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21일 첫 방송되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열정 과다 드라마 조연출 하도나(정유미)와 여왕처럼 살다 밑바닥으로 떨어진 왕년의 여배우 라라(도지원)의 이야기다. 공개된 영상 속 모녀 관계 설정부터 막장의 향기가 짙다. 하지만 드라마는 모녀의 화해와 도전, 사랑을 통해 인생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도지원은 "과거 정효 PD와 '여인천하'를 같이 했는데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며 "대본을 보는 순간 너무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해보지 않은 인물이라 새로운 모습을 연구할 수 있어서 흔쾌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그동안 진중하고 무겁고, 본래 가진 성격과는 다른 역할을 많이 해왔다"며 "나와 같은 역을 맡으면 편하고 자유롭고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걸 꿈꿨다. 물론 극 중 인물이 100% 나와 맞지는 않지만 밝음과 긍정적 에너지가 좋아서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상민이 JU그룹 총수 정영웅 역이자 라라의 남편, 연정훈이 일중독에 빠진 드라마 연출자 신동우, 현우가 7년째 데뷔 못하고 있는 배우 김범우, 강지섭이 드라마 현장에서 갑질하는 배우 설도현으로 출연한다.
현우는 "내가 실제 많이 부족해서 이 캐릭터를 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며 "7년째 울렁증 겪는 배우 역할인데 나도 조금 그런 모습이 남아 있어서 지금도 긴장을 한다. 이번에 완벽히 극복하고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지섭은 "나는 선택권은 없었지만, 작가님께 시놉시스에 표현된 설정을 자신있게 할 수 있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회상했다.
"딸이 태어나고 가장으로서 성장했다는 걸 하루하루 살면서 느끼고 있다"고 한 연정훈은 "하지만 그런 게 내 작품 선택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이번에 스펙트럼을 더 쌓고 싶었다. 조금 새로운 멜로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키다리아저씨 같은 사랑을 주기도 하는 인물"이라며 "표현을 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뒤에서 여러 사람을 애정하고 사랑하는데 그걸 표현하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상민은 과거 도지원과의 일화를 공개해 웃음을 안기기도 해다. 박상민은 "과거 '여인천하'에서 길상이 역으로 나왔는데 강수연 배우를 지켜주는 역할이었다. 1년 반을 나무 뒤에서만 보이다가 사라진 기억이 있다"며 "(도지원의) '뭬야?'라는 대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럽기도 했고 약도 올랐고, 샘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길상이가 '뭬야?' 때문에 나무 옆에만 있었다고 했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웃은 도지원은 "그런데 이번에 또 모니터를 보니까 나무 옆에서 쉬고 있는
이에 박상민은 "이번에는 아내로 나오긴 하는데 바로 또 이혼을 하고 먼발치에서 라라를 그리워하는 인물로 나온다"며 "또 나무 뒤에서만 숨어서 보고 그래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