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정아가 14년 만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으로 돌아왔다 사진=영화사 하늘 |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았다.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초점을 맞췄다.
“평소에 무서운 장르의 영화를 굳이 찾아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막상 보면 재밌어 한다. 잔상이 오래가서 ‘숨바꼭질’도 보고나서 문단속을 매일 몇 번씩 했다. 한참 그렇게 기억에 남더라. 엘리베이터를 탈 때 마다 사람들을 괜히 쳐다보게 되고, 그게 너무 힘들었다. 그렇지만 저는 못 보더라도 관객들을 무섭게 하는건 재밌더라(웃음).”
2003년 ‘장화, 홍련’에서 새엄마 역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킨 염정아는 이번 ‘장산범’에서는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는 희연으로 분해 또 한 번 관객들을 홀릴 전망이다.
염정아는 극중 희연을 통해 가족들을 지켜내야 하는 초조하고 슬픈 감정부터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려 불안해하는 감정까지 탁월하게 표현해 내 극에 팽팽한 완성도를 불어 넣었다.
“극중 희연의 드라마가 와 닿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눈물이 나더라. 초반부터 희연의 감정이 이미 힘든 상태로 시작해서 끝까지 끌고 가는데, 여자애도 만나고 하면서 희연의 마지막 선택이 공감이 많이 갔다. 그러면서도 너무 슬펐다. 현장에서도 많이 울고, 책보면서도 울고 영화 보면서도 울었다.”
실제 두 아이를 두고 있는 염정아는 사적인 감정을 연기할 때 개입하지 않고, 시나리오를 다독하며 접근한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실제 자녀들을 향한 감정을 작품에 끌고 오면 몰입에 방해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엄마로서 가족을,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한 마음은 영화 속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다가왔을 터다.
“희연이가 아이를 잃게 된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한다. 남편은 그만하라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혼자 약을 먹고 안정을 시켜가면서 생활한다. 그러다 여자애가 나타나고 홀리게 된다. 그게 홀리는 건지 뭔지 모르게 희연은 거기서 잃어버린 준서를 보는거고, 자연스럽게 여자애를 마치 내 아이를 품듯이 품어간다. 그래서 동굴에도 가게 되고, 무녀의 얘기를 듣고 얘(여자애)가 진짜 나를 홀리려고 왔나 의심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자애랑 준서가 내 마음에서 같다고 생각한다. 절대 버릴 수 없는 준서 같은 인물이다.”
‘장산범’은 전래동화 ‘해님 달님’과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검은 고양이’를 빌려 극강의 두려움을 선사한다. 특히 심리적으로 파고드는 소리를 통해 극적인 스릴을 더했다. 그렇기에 후시녹음과 믹싱 작업이 여타 작품보다 정교함을 거쳐야했다.
“다른 영화에 비해 후시녹음이 굉장히 많았다. 더빙을 하는데 애기 입에 제 목소리를 입히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장산범 입에 제 목소리를 맞추는건 어른들끼리라서 쉽게 됐는데, 아이 입에 맞추는건 구조 때문인가 싶어서 애기의 표정을 그대로 짓고 해도 쉽지 않더라.”
청각적인 부분에 힘을 실었던 ‘장산범’은 일반 영화의 5배 이상의 정교한 후시녹음을 통해 완성됐지만, 아무래도 촬영현장에서 배우의 상상력으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건 배우들에게 또 하나의 숙제가 되었을 거다.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염정아도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소리를 상상하면서 연기를 해야 해서 쉽지만은 않았다. 감독님에게 충분히 상황설명을 들으면서 했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아주 작은 신호를 준다. 그럼 여기서 그 소리가 들리는 거라고 상상하고 리액션하는거라 사실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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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