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
배우 조진웅은 지난달 31일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 CGV시네마클래스에서 연기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날 특강에 참여한 수강생들에게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 역시 충돌의 과정이며, 그것이 곧 연기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진심 어린 조언도 전했다. 배우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 앞에서 솔직할 순 없을지라도 적어도 자신에게만큼은 스스로의 감정을 합리화시키며 속이지 말았으면 한다"고 자신의 연기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진웅은 97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후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끝까지 간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부일영화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우조연상, 남자최우수연기상을 휩쓸었다. '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 '암살', '아가씨', '해빙’, '보안관' 등 매년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조진웅 전성시대'를 열었다.
"모든 사람들이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이날 강연의 포문을 연 배우 조진웅은 수강생들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아는지 질문한 후, 연기란 곧 철학과도 비슷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철학은 쉽게 말하면 반성하는 것이고, 나라는 거울을 보고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 과정이 나에겐 가장 복되고 참된 일"이라며 "어떤 일을 하든지 탐구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조진웅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아닌, 무엇을 안 하면 후회할지를 고민했다"며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처음 연기를 시작한 대학교 1학년 시절을 회상했다. 그의 첫 연기를 본 연출자의 지적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던 경험도 진솔하게 전했다.
그는 "결국 돌아가서 연극을 마무리했지만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았던 나에게 처음으로 마음과 행동의 충돌이 일어난 순간"이었다며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이 괴로울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에게 왜 돌아갔는지 질문을 한 그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것이 나의 초심일 수도 있다”고 연기 인생을 되짚으며 솔직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매 작품마다 고도로 몰입해 연기를 펼치는 조진웅은 '무아지경'의 경지를 통해 표현의 끝까지 가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고백하며, 이와 반대로 빠져나오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예를 들어 일상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극단적 상황일지라도 연기 중에 그 감정에 무너져버리면 안 된다"며 "연기는 자연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것들을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모아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연기이고, 예술"이라며 배우를 지망하는
"모든 소중한 것은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 같다"며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다 보면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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