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 종영, "유종의 미"
"주원과 동갑케미 만족…입대해서 아쉬웠죠"
"’엽기적인 그녀’ 합류, 다른 사람 자리 빼앗는 것 같아 고민 많이 했어요"
↑ 오연서는 `엽기적인 그녀`에서 그만의 발랄한 매력을 선보였다. 제공| 이매진아시아 |
"주원씨가 군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팬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유종의 미를 거둬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오연서(30)는 19일 오전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종영 인터뷰에서 "처음 사전 제작드라마에 참여했기에 드라마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불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는데 많은 분이 도와줘서 잘 끝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화 ’치즈인더트랩’ 촬영이 끝나 현재 쉬고 있어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었다"며 "오래전에 찍은 작품이라 가끔 기억 안 나는 장면도 있었으나 TV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감동도 했다"고 전했다.
전날 끝난 ’엽기적인 그녀’는 명석한 두뇌와 따뜻함을 가진 조선 최고의 매력남 견우(주원 분)와 엽기적이면서 발랄한 혜명공주(오연서 분), 이 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에 궁중 암투를 가미한 다양한 볼거리가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두 사람은 과거 잘못을 되돌리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 무명시절을 경험한 오연서는 그래도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제공|이매진아시아 |
주원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우리가 계원예고, 안양예고 출신이기에 주위 친구들로부터 서로 이야기를 많이 들어 아는 사이처럼 느껴져 어색하지 않았다"며 "또 현장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했기에 NG가 많이 났다. 감정을 잡고 ’견사부’라고 부르면 주원씨가 웃더라. ’갑자기 슬픈 척하니 너무 웃기다’고 하더라. 그래도 동갑이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원씨가 애교 많고 살갑다. 나도 차갑게 보인다고 하는데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다. 먼저 다가가기에 촬영 메이킹을 보면 서로 장난을 많이 쳤다"고 회상했다.
오연서는 엽기발랄한 모습과 진지한 모습 두 가지를 소화해야 했다. 그는 "TV로는 괜찮지만 현장에서는 너무 왔다 갔다 하면 이상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이 도와줘서 나름대로 잘 소화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예사롭지 않은 ’발길질’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남동생을 많이 때리긴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옥빈 선배의 ’악녀’를 보진 못했는데 평가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도 액션 연기를 좋아하는데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도전하고 싶어요. 첩보물 주인공도 일종의 로망이죠."
’엽기적인 그녀’는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사극으로 옮겼다. 영화와는 다른 설정과 전개였기에 비슷하지 않았다. 몇몇 현대적인 설정과 상황이 고루하지 않은 세련된 분위기를 전해 웃음과 재미를 안겼다.
↑ `엽기적인 그녀`에서 혜명공주로 사랑 받은 오연서. 제공|이매진아시아 |
영화의 주인공 전지현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그런 비교에서도 나는 마음이 조금 편한 것 같다"며 "내가 어떻게 전지현 선배의 청순하지만 엽기적이고 발랄한 걸 따라가겠나. 그냥 내가 좋아하고 닮고 싶은 선배다. 나름대로 만족한다"고 웃었다. 차기작 영화 ’치즈인더트랩’에서 어쩔 수 없이 비교될 홍설 김고은에 대해서는 "드라마를 못 봤지만 드라마와는 다른 홍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홍설이 러블리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나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촬영 전 오디션으로 뽑힌 여배우가 하차하는 문제가 있기도 했다. 오연서는 "합류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다른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 않나. 안 좋게 볼 수 있다는 걱정도 있어 고사했으나 사람들을 만나면서 도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연서는 2002년 그룹 러브로 연예계에 데뷔했으나 주목을 받지 못했고, 연기자로 전향하고도 오랜 무명생활을 거쳐야 했다. 주목받은 건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오연서는 "연극영화과에 다니는 이들 누구나 다 똑같은 고민인 것 같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힘든 게 있다. 준비는 되어있지만 기회가 안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우뿐 아니라 다른 일을 하는 모든 20대는 힘든 것 같다. 시련과 실패, 좌절을 경험하지만 ’도전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에 주목을 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할까. "사실 과거에 오디션을 수백 번 떨어졌어요. 지금 만나는 PD님, 감독님들이 과거 조감독 시절이었는데 오디션 현장에서 저를 정말 많이 만나셨대요. 그때는 우울했는데 지금은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마 20대 초반에는 창피한 것도 많고 주위도 신경을 쓰는데 나이를 먹고 도전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한결 편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서른 살이 넘은 오연서는 이성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걸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인연이 있어야 만난다"는 주의다. "작품에서 만났던 분들은 다들 짝이 있으시더라고요(웃음). 요즘 아침에 일어나서 결혼 기사를 보면 ’나는 언제 하지? 할 수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축하해주고 싶고, 부럽기도 하죠. 저는 친한 사람들만 만나기에 인연이 아직은 없는 것 같은데 언젠가는 좋은 인연을 만나지 않을까요?"
’엽기적인 그녀’는 주원과 오연서의 ’동갑케미’가 돋보인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지난달 16일 패혈증으로 사망한 배우 윤소정의 유작이기도 하다. 오연
’엽기적인 그녀’ 31, 32회는 각각 9.6%, 11.4%(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