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데뷔 이후 처음으로 댄스에 도전한 가수 정용화가 서른을 앞두고 특별한 의미가 담긴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정용화의 미니 1집 '두 디스터브(DO DISTURB)'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열렸다.
정용화는 이날 "지난해부터 시작한 드라마를 끝낸 후 씨엔블루 활동을 했다. 일본 투어와 아시아 투어를 했고, 그 사이에 강호동 김희선과 '섬총사'를 찍고 있다. 한국과 일본 솔로 앨범을 동시에 제작했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새 앨범과 관련해 "투어할 때 호텔에 있는 시간이 많다. 쉴 때마다 '두 디스터브'를 누르고 쉬는 편이었다"면서 "휴대폰에 오는 연락 외에는 터치하는 사람이 없어 갑자기 외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는 듣는 사람들과 같이 공감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어 '낫'을 빼고 '두 디스터브'라고 이름 지었다"고 밝혔다.
정용화는 "타이틀곡 '여자여자해'는 미국 LA 작곡가들과 스튜디오에서 장난치듯이 잼처럼 시작한 곡이다. 신나는 노래가 나와서 여름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흥얼거리다가 빨리 나왔다"며 "그동안 타이틀곡을 만들 때는 수많은 수정 작업을 거쳤다. 이번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무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참고했다. 안무를 소화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 댄스 가수분들을 리스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용화는 "'여자여자해' 뮤직비디오 촬영을 이틀 동안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찍었다. 박수홍 선배님이 촬영장에 오셔서 진심으로 즐기다가 가셨다. '너무 마음에 들고 흥이 난다'고 하셔서 감사했다. 덕분에 신나는 뮤직비디오가 됐다"고 떠올렸다.
'두 디스터브'에는 타이틀곡 '여자여자해'를 비롯해 '딱 붙어' '패스워드(Password)' '네비게이션(Navigation)' 등 6곡이 수록됐다. '여자여자해'는 펑키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댄스팝으로, 래퍼 로꼬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정용화는 2번 트랙 '딱 붙어'에 대해 "'헷갈리게'를 작업했던 뉴욕 출신 작곡가와 함께했다. 자신있는 분야의 가사였기 때문에 빨리 작업한 듯하다"고 말했다. '딱 붙어'는 경쾌한 미디어 템포의 곡으로, '나한테 딱 붙어'있으라며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어 공개된 '패스워드'는 중독성 강한 비트의 딥하우스 장르로, 반복적인 사운드와 가사가 매력적인 곡이다. 이에 대해 정용화는 "처음 해보는 장르여서 재밌게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4번 트랙인 '네비게이션'은 앨범 초반부에 있는 곡들과 달리 감미로우면서 차분한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다. 정용화는 "제가 방향치이고 길치다. 집앞에 가더라도 네비게이션을 찍고 다닌다. 네비게이션이라는 것이 제 꿈과 목표라고 설정하고, 가야할 곳에 대한 가사를 담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5번 트랙 '대답하지 마'에 관련해서는 "레트로한 느낌을 살려서 곡을 썼다. 90년대 발라드 감성에 신경 썼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6번 트랙이자 앨범의 마지막 곡인 '널 잊는 시간 속'은 이별 후 헤어진 연인을 잊고 싶어하는 남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발라드다. 정용화는 "브리티쉬한 악기들로 만든 곡이다. 타이틀곡 다음으로 좋아하는 노래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색깔을 넣으려고 노력한 앨범이다. 듣는 분들이 색깔에 맞춰 들어주셨으면 한다. 저의 자식 같은 곡들이다. 굉장히 벅차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밴드 씨엔블루 리더이자 보컬로 데뷔한 정용화는 '아임 쏘리' '사랑빛' '캔트 스톱' 등 히트곡을 통해 작곡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 정규 1집 '어느 멋진날'을 통해 솔로 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선우정아 양동근 버벌진트 등과 협업했다.
정용화는 "대중이 사랑해줬던 곡들은 어쿠스틱 노래들이었다. 팬들도 '사랑빛' 같은 곡에 기대하신다. 스물 한 살때였다. 그런 곡은 계속 쓸 수 있지만, 작곡할 때 재미가 없더라. 계속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정용화는 "데뷔 했을 때는 어떤 활동을 하든 핫했다. 뜨거운 인기가 사라졌을 때 '내가 망한 건가'라고 생각하는 연예인도 많다. 그것을 마주할 때도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올라가는 게 목표다. 한창 잘됐을 때도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진 않았다. '좋은 시기가 지나도 잘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데뷔한 후 3년 동안 밖에 나가지 않았다. 누군가를 만나면 계속 놀고 싶었을 것 같았다. 잘못 하나에 제가 쌓은 것들이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약속을 잡아서 따로 술을 마시진 않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생각을 푸는 게 잘되지 않더라"고 했다.
그는 "뜨거운 인기를 유지하려고 했다. 조심스러워 하다보니 대인관계도 사라지고,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계속해서 저를 가둔 것 같다.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다. 멋진 30대를 위해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목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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