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상반기 영화계,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찾았지만 흥행만 두고 보자면 냉정하게 말해 체면치례만 한 정도다. 초호와 캐스팅과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화려한 작품들이 즐비했으나 대부분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조용히 퇴장하거나,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1000만 영화’의 꿈을 이룬 자는 당연히 없었다.
그렇다면 하반기 극장가는 어떨까. 다행히 가히 기대할 만하다. 스크린의 절대 강자, 전설들이 차례로 귀환하기 때문. 송강호부터 황정민 하정우 이병헌에 이르기까지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쟁쟁한 배우들이 극장가 하반기를 접수한다.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처절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그렸다. 황정민 이 외에도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들의 멀티플레이로 입체감을 더한다.
‘군함도’ 개봉 한 주 후인 8월 2일에는 ‘택시 운전사’(배급 쇼박스)가 온다. 국민 배우 송강호와 대세 유해진의 만남으로 비상한 관심을 끈 작품.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경우 12월 ‘신과 함께’를 준비 중이다. ‘흥행 보증수표’ 하정우를 비롯해 이정재, 차태현, 엑소 도경수 등 다채로운 캐스팅과 흥미로운 스토리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 잡은 작품이다.
죽은 이가 49일간 저승사자 3인과 저승재판을 받으며 사후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한국 영화 최초로 1·2편을 동시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개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병헌 주연의 ‘남한산성’(배급 CJ엔터테인먼트)도 하반기 개봉을 검토 중이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정상의 이병헌이 선택한 차기작으로 이견이 없이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을 일으킨 청의 공격을 피해 임금과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밖으로 나갈 수도 공격할 수도 없는 고립무원의 상황 속 그 안에서 벌어진 47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 신뢰도를 높인다.
이밖에도 최민식의 ‘침묵’과 류승룡 장동건의 ‘7년의 밤’이 CJ엔터테인먼트 하반기 라인업으로 검토 중이다. NEW에서는 정우
화려한 외관에 비해 다소 실속을 떨어졌던 상반기, 잠시 여름철 숨고르기를 마친 뒤 본격적인 하반기 경쟁이 시작된다.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하다. 덕분에 하반기 관객들은 지루할 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영광의 더 킹은 누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