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작가 유시민을 필두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정재승, 가수 유희열이 함께하는 국내여행이다. 국내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펼쳐 딱히 쓸 데는 없지만 알아두면 흥이 나는 신비한 '수다 여행'이 콘셉트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영석 PD는 1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tvN 새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 간담회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예능"이라며 "그런데 재미가 웃음만을 의미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 예능이 눈이 즐거워지는 프로그램이라면 우리 프로는 뇌가 즐거운 프로그램 만들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 PD는 "기존 인문학 프로그램이 어떤 지식인이 나와서 학생이나 일반인들에게 전달하는 식이 많았다. 다른 프로그램은 수업을 하는 듯하는데 우리 프로그램은 그게 아니라 네 분의 시너지가 있다"며 "이야기가 무궁무진 퍼나가는 힘이 있다. 그런 부분이 이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지식이 아니라 그들의 수다를 여러분이 엿듣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2일 밤 9시50분 첫 방송되는 '알쓸신잡'은 정치·경제, 미식, 문학, 뇌 과학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잡학 박사'들과 연예계 대표 지식인 유희열이 진행을 맡아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 대방출 향연을 펼친다. 첫 번째 여행은 경남 통영으로 떠났다. 국내 여행에 집중할 예정이다.
나 PD는 "이번에 통영에 가서 그곳에서 박경리 선생님, 이순신 장군의 충열사 등등을 다시 알게 됐다. 일단 우리 나라의 테마를 먼저 알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최고의 가이드 네 분이 설명하는 대한민국 도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 가이드북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이보다 훌륭한 가이드북은 없다. 국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신당' 등등을 흥행 성공시킨 나 PD는 "사실 처음에는 한번 찍어보고 잘 안 되면 쓸쩍 빠지고 양정우 PD 프로그램이라고 하려고 했다"고 웃으며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고 '뜬금없다'고 할 수 있지만 어제 프로그램 모니터 시사를 했는데 진짜 재미있는 것 같더라. 일단 보시면 '희안하다. 남 이야기 듣는데 이렇게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처음에는 내가 무슨 역할인지 모르고 갔다. 내 역할은 바보를 맡고 있는 것 같다"며 "기사를 찾아 보니 연예계 대표 지식이라고 해서 너무 부끄럽다. 네 분과 같이 하면 나까지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얄팍한 사람인지 여실히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이 걱정한 것 중 하나가 '많이 아는 척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얘기해 달라'고 계속 부탁했다. '알겠다. 아는 것 감추겠다'고 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모르겠더라"며 "나는 계속 웃고 있고 당황하며 촬영하고 있다. 녹화때마다 이래도 되나 하는 마음"이라고 짚었다
유희열은 또 "대기실에서 나영석 PD가 '형 프로그램 뭐뭐했지? 이번에 대표작 만들어줄게'라고 했다"고 프로그램이 잘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대신 전해 나 PD를 당황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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