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의 대선 결과에 대한 단죄나 어떤 잘못을 파헤치겠다는 게 아니라, 어떤 가능성이 있다면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영화를 만든 목적이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영화 이상의 방법은 없는 것 같아 영화로 공개한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10일 오후 서울 서울극장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영화 '더 플랜'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영화 제작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더 플랜'은 선거 과정과 결과에서 수많은 부정 개표 의혹이 있었던 지난 2012년 18대 대선이 남긴 '숫자'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당시 미분류된 표가 어느 지역에서든 1.5 비율로 당시 박근혜 후보가 많이 나왔다는 것을 의심하며 이 검표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의심한다. 통계와 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뮬레이션 실험도 하는 등 다양하게 접근했다.
김어준은 "사실 12월 대선을 예상하고 준비했는데 최순실의 큰 활약으로 대선이 5월로 앞당겨져 미친듯이 제작했다"고 웃으며 "당시 박근혜 표가 1.5로 많아지는 것으로 수렴되는 비율, 그건 인위적으로 나오는 수치라는 게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진성 감독이 촬영하는 데 4~5개월 걸렸으나 자료를 모으는 데 2년간의 시간을 소비했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어떤 규칙성을 발견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가 캐나다에 계신 현화신 퀸즈대 통계학과 겸임교수 덕분에 전환점이 됐다. 1.5라는 비율은 모든 숫자를 관통한다. 이 영화의 공은 그 분 덕"이라고 고마워했다.
최진성 감독은 "지난해 추석 전 연출 제안을 받았다. 김어준 총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과 출신인 내가 봐도 숫자가 명징했다"며 "이 숫자를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지금 당장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수개표로 바뀌는 건 불가능하다"며 "현재의 시스템처럼 기계로 표를 세고 사람이 다시 세는 순서를, 사람이 세고 기계가 검증하는 순으로만 바뀌어도 어떤 개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수익을 생각한 작품은 아니다"라며 "투개표 시스템 문제의 공개적인 지적이니 대선 전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오는 수요일 인터넷에 공개한 뒤, 그 이후에 극장에 공
'더 플랜'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들을 기록하고 부정부패, 부조리를 파헤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김어준은 1만6000여명이 모금해준 20억으로 3부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저수지 게임', 세월호 침몰과정을 추적하는 '인텐션' 등도 곧 나온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