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남궁민과 이준호는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악연으로 마주했다가 꾸덕한 호흡을 맞췄다. 각각 '티똘이' '먹소(먹보 소시오패스)'인 김성룡과 서율을 연기한 이들은 아직 이르지만, KBS 연기대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한 연기로 박수 받았다.
남궁민은 '김과장'에서 선천적으로 숫자를 보는 능력이 뛰어난 김성룡으로 매회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연기했다. 김성룡은 가장 청렴한 나라인 덴마크를 가기 위해 비리를 서슴지 않았지만, TQ 경리부 직원을 만나면서 타인을 위한 삶에 눈떴다. 남궁민은 인물의 변화를 잘 담아냈다.
'김과장'은 남궁민의 개인 연기를 십분 활용한 작품이었다. 얼굴이 찌그러질 정도로 통쾌하게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손가락 하트'를 날려댔다. 지난해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남규만으로 보는 이들을 섬뜩하게 했고, '미녀 공심이'에서는 안단태로 훈훈했던 그였다. 남궁민은 '김과장'에서 전작과 또 다른 장기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붙잡았다. 애드리브를 연상하게 할 만큼 자유로운 연기로 작품 구석구석을 헤엄치는 듯했다. 매회 통쾌하게 끝난 엔딩 장면은 남궁민의 활약에 얽혀 빛을 발했다.
그룹 2PM으로 데뷔한 뒤 영화 드라마 작품을 쌓아왔던 이준호는 '김과장'에서 배우로서 인지도는 물론 연기력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서율이 점차 선한 마음을 깨닫는 과정을 충실하게 그렸다.
'김과장'은 특히 '이준호의 재발견'이었다. 극 초반부에 김성룡 등 다른 인물과 대립하는 순간 속에서도 언성을 높이거나 상대의 기를 누르는 모습은 시청자의 미움을 받을 정도로 강렬했다. 인물의 상황에 따라 후반부에서는 남궁민과 연인 부럽지 않은 연기 궁합을 보였다.
영화 '스물'부터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이준호는 지난해 tvN 드라마 '기억'에서도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기억을 잃어가는 박태석(이성민) 변호사 옆에서 묵묵하게 그를 돕는 조력자인 정진으로 나와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간 것이다.
김성룡 서율이 박현도(박영규) 회장의 비리를 파헤치자 남궁민 이준호의 호흡도 무르익었다. 본방송에서도 연기가 끝난 뒤 웃음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배우로서 대사를 주고받는 과정은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두 사람이 이끈 '김과장'은 올해 KBS 드라마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29일 방송에서는 서로 "목줄 풀고 벗어나려는 상황이었는데? 연기였는데? "연초라 연말에 상 못 받을 건데?"라는 대사를 주고받았다. 팽팽했던 이들의 관계가
작품이 끝난 뒤에도 '김과장'의 팬들은 남궁민 이준호의 연기대상에서의 수상을 응원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만큼 두 사람은 '김과장'을 멋지게 그려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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