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만년 비정규직 영실 役
배우 강예원(37)은 보이스피싱 일망타진을 위한 국가안보국 댓글 요원과 경찰청 형사의 불편하고 수상한 합동수사를 그린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특유의 연기력을 마음껏 뽐낸다. 강예원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이번에도 선보인다.
’날 보러와요’ ’백희가 돌아왔다’ 등등에서 오롯이 그 인물처럼 보였던 그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만년 비정규직 영실이다. 비슷한 듯 다른 인물을 표현하는 노력이 관객이나 시청자를 싫증 나게 하지 않는 게 매력적이다.
이유가 있었다. 강예원은 온전히 그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한단다. 이번에도 촬영 3개월 전부터 영실이 되려고 했다. 흔히 말하는 ’뽀글머리’를 했고, 안경을 써 외모를 포기했다. 첫 장면부터 영실처럼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영화의 중심 사건을 일으키는 박차장(조재윤) 사무실에서 쭈뼛거리고 말하지 못하는 인물이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터트린다.
"제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는 신이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은 ’왜 그렇게 질질 끄냐?’고 했는데 확실히 보여주고 넘어가야지 될 것 같더라고요. 문을 나가지도 못하고 안 나가지도 못하고 눈도 못 마주치는 성향이니 안절부절못할 수밖에요. 재윤 오빠가 많이 도와줬죠.(웃음)"
외모를 포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예쁘게 나오면 기분은 좋더라고요. 그렇지만 다른 것들을 생각해야 하니 연기만 하려면 포기해야죠. 3개월 전부터 영실로 산 것도 강예원으로 살다가 갑자기 이 인물이 되면 영실의 질감과 정서가 달라질 것 같았거든요."
강예원은 ’해운대’ ’퀵’ 등 예산이 큰 영화에도 출연했다. 최근 들어서는 소규모, 실험적인 영화에 참여하고 있다.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걸까. "그러게요. 왜 큰 상업영화에서는 절 안 찾아주죠?(웃음) 그래도 일단은 작은 역할, 큰 역할 상관없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또 그 작품을 성공시키면 찾아주지 않을까요. 관객의 믿음도 생길 것 같고요. 이렇게 하다 보면 선배들한테 배울 기회도 오지 않을까요? 선배들에게 기대 갈 수 있는 작품도 했으면 좋겠어요."
’비정규직 특수요원’에는 요즘 KBS2 수목극 ’김과장’으로 인기몰이 중인 남궁민도 출연한다. 중요한 ’악의 축’이다. 강예원은 남궁민의 첫인상에 대해 "솔직히 까칠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본인과 비슷하더란다. "안 해도 될 말도 다 하는 솔직함이 있더라고요. 친해지고 싶더라고요."
"예능이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예능 보는 게 편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구분을 하는 게 옛날 사람 마인드로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렇게 저렇게 보이고 한 계단씩 올라가서 많은 걸 보여주는 게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요. 예능에서 좋은 면들이 부각될 때도 있으니 배우로서 예능 출연이 나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KBS2 ’언니들의 슬램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