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장혁(본명 정용준·41)은 뚜렷한 이목구비에 중저음을 내뱉는 배우다. KBS 2TV 드라마 '학교'에서 반항아로 교정을 누비던 그는 어느덧 마흔을 넘기고 중견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0년 드라마 '추노'에서 이대길을 맡아 그해 KBS 연기대상을 받았다. 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뒤에도 연기를 향한 갈증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장혁은 지난해 '장사의 신-객주 2015' '뷰티풀 마인드' 주연 배우로 나섰다. 원작 소설을 각색한 '장사의 신'에서 아버지를 잃고 장사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전했고, '뷰티풀 마인드'에서는 의붓아버지에 욕심에 마음을 닫아버리고만 반사회적인 신경외과 의사로 등장했다. 올해는 OCN '보이스'에서 112 신고센터 골든타임팀장인 무진혁 역을 맡았다. 최근 한국 배우 중 드라마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다.
시대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에서 열연 중인 장혁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는 높은 편이다. '장혁'이라는 이름을 보고 작품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는 뜻이다. '추노'에서 보여준 이대길의 서글픈 웃음은 아직도 많은 이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장혁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들이 흥행과 멀어지면서 그의 연기가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혁이 분노에 차 소리를 지르거나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익숙하다는 평가다. 배우가 배역을 맡아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장혁'이라는 느낌이 과도하게 세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장혁의 연기가 작품마다 비슷하다는 혹평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캐릭터에 몰입되기보다는 장혁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혁을 이러한 평가로 내몰아가기에는 작품 곳곳에서 그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장혁은 '보이스' 첫 회에서 살인 당한 아내의 주검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마주한 아내의 죽음을 몸을 떨며 부정했다. 자신의 생일 도시락을 챙겨주다가 죽은 아내와 무진혁의 사연이 짧은 장면 속에서도 강렬하게 전해졌다.
'뷰티풀 마인드'에서는 무표정한 얼굴에 무미건조한 대사로 상대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영오를 표현했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갖은 논란에 휩싸인 작품이었으나 장혁의 연기력만큼은 극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었다. 이건명(허준호)이 의료사를 감추려고 했다는 진실을 깨닫고 울부짖던 순간은 시청자의 마음마저 흔들었다.
'연기의 결이 비슷하다' '힘을 빼야 한다'는 평가는 장혁이 짊어지고 가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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