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한 터키 군인과 한국인 고아 소녀의 실화를 다룰 한·터키 합작영화 프로젝트 '아일라'가 캐스팅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터키에 살고 있는 한인 김모(46)씨는 '아일라'를 제작하는 터키 영화사 디지탈사나틀라르(Dijital Sanatlar)에 출연 계약 파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계획을 통지하는 공증문서를 법률대리인을 통해 최근 발송했다.
김씨에 따르면 그의 딸(5)은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지난해 9월 발탁돼 연기 연습 등을 진행하며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유명 아역배우가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기사가 나왔다. 김씨는 영화사에 문의해 캐스팅에 변화가 없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이후 이 영화사로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국 파트너사가 캐스팅에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제작사 측은 "오디션만 봤는데 계약을 체결했다는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으나, 김씨는 제작사와 주고받은 이메일과 통화내역 등을 통해 법정 공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씨는 "이 사건이 현재 재터키 한인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고, 이에 제작사 대표가 우리 아이와 캐스팅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고 배상의 의사를 밝혀왔다"면서도 "이미 캐스팅되어 장시간 연습해온 아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배역 교체 과정이나 배상 계획도 없이 밀어부치기 식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갑질은 도가 지나치다. 앞으로 저희 딸과 같이 어른들의 이기에 의해 상처를 입는 아역이
그는 또 "한 한국 방송국에서 '아일라' 영화와 관련해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터키에 와 있다"며 "이런 파렴치한 제작사들이 만드는 영화가 한국에 상영되거나 감동적인 다큐로 제작되어 국민들의 마음을 희롱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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