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는 작은 감정들과 소소한 일상, 감정으로 흘러간다. 미묘하고 작은 것들을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서의 욕심이 있었다. 한 사람의 심리를 계속 따라가고, 그 심리가 스크린에서 전달되는 게 보고 싶었다."
배우 이병헌이 감정 연기의 끝을 선보일 전망이다. 이병헌의 섬세한 감정이 중요한 영화 '싱글라이더'다.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가장 재훈(이병헌)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아내 수진(공효진) 등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나지만 그곳에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은 16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싱글라이더' 제작보고회에서 "우리는 흔히 작은 걸 성취하고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니 커다란 걸 잃는 줄 모른다. 재훈도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걸 잃는 걸 나중에 깨닫는 인물"이라고 몰입하며 "시나리오를 보고 잔잔한 충격이 있었고, 읽는 순간 이 작품을 꼭 하게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그간 영화에서는 특이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어떻게 보면 너무나 평범한 인물을 맡았다"며 "하지만 평범해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역할이었다"고 회상했다. 결혼 후 손을 놓았던 바이올린을 다시 켜게 되는 수진을 연기하게 된 그는 "바이올린은 쉽게 볼 악기가 아니다. 얼굴 근처에 악기가 있어야 한다. 피아노는 열심히 하는 척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바이올린은 어려웠다"며 "찍고 나서도 아쉽다. 연습해서 연출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었다"고 아쉬워했다.
공효진은 또 "밤에 바이올린 켜는 걸 촬영하는 신이 있었는데 신고가 들어간 적도 있다"고 공개했고, 이병헌은 "중요한 신이었는데 감정몰입하기 힘들었다"고 공개해 현장을 웃겼다. 공효진은 "나도 듣기 힘든 소리가 나오니 힘들었다"며 "정말 바이올린은 다루기 어려운 악기"라고 혀를 내둘렀다.
'밀정'에 이어 할리우드 배급사 워너브러더스가 참여한 작품이다. 이병헌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도 제작에 참여했다.
이병헌은 "영화가 성공해서 돈을 벌고 아니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제작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건 회사에도 의미 있고 뿌듯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영화에 참여한 배우지만 '재미있고 신나는 영화니 많이 와서 봐주세요'라는 말은 못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가슴이 찡하고 아리고 쓸쓸할 영화라는 건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려갔던 이들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이병헌의 오열신 등이 이 영화의
광고감독 출신인 이주영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2월22일 개봉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