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예능프로그램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KBS2 ‘서세원 쇼’가 성공하고 나서는 우후죽순 토크형 예능이, MBC ‘나는 가수다’가 인기리에 방영 된 후에는 수많은 음악예능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영원한 강자는 없다. 시청자들의 입맛이 변하면 시청률은 떨어지고 폐지수순을 밟게 된다.
SBS는 최근 예능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듯 하다. 장수 예능프로그램으로 손꼽히던 ‘스타킹’, 파일럿 방송 이후 호평과 함께 정규 편성됐던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는 낮은 시청률로 폐지수순을 밟고 있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이미 끝인사를 전했고 ‘오 마이 베이비’는 꾸준히 폐지설이 불거졌다. SBS가 대대적인 예능 개편을 준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스타킹’, 9년 역사의 뒤안길로
‘스타킹’은 SBS는 물론 방송가 전체를 통틀어 대표적인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해온 예능프로그램이다. 9년간의 대단원을 마무리하고 오는 8월9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스타킹’은 분명 일반인 참여 예능의 선구자였다. 깜짝 놀랄만한 재능을 지닌 일반인들이 참여해 안방극장에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일반인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때문에 한국을 벗어나, 해외 출연자들도 모습을 내비쳤으나 포맷의 한계를 벗어나진 못했다.
또한 손당구의 달인과 팔씨름왕이 지명 수배자였다고 밝혀지는 등 출연자 검증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강호동의 하차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화요일 오후 시간대로 편성을 옮겼으나 시청률은 5%안팎을 오갔을 뿐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10대와 20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 역시 프로그램의 폐지를 수긍하게 한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논란의 종지부
‘동상이몽’은 이미 지난 7월18일 종영했다. ‘독설’을 담당하는 김구라, ‘배려’를 담당하는 유재석이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출발했으나 이 프로그램은 곧 끝없는 논란과 구설수에 휘말리며 SBS의 ‘문제적 예능’이 됐다. 제작진은 “시즌2를 기약한다”고 말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동상이몽’은 분명 온가족이 시청하기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일반인들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패널들의 입담은 묘한 조화를 이뤘다. 하지만 ‘스타킹’처럼 일반인 출연자가 중심이 된다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시청자들의 집중을 위해 다소 자극적인 언행을 하는 일반인들이 등장했고, 한 출연자가 “제작진이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고 폭로, 결국 ‘조작 방송’이라는 꼬리표를 안게 됐다.
‘동상이몽’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청자와의 불통이었다. 과거 퇴폐적인 방송을 했던 BJ는 출연자 검증에 대한 허점을, 쇼핑몰 운영 여학생은 “홍보효과를 위해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제작진은 이런 논란들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하지 않은 채 방송을 이어갔다.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에는 시청자 게시판마저 존재하지 않았고 결국 불통 프로그램으로 끝을 맺게 됐다.
◇‘보컬전쟁-신의 목소리’ 음악 예능의 끝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이하 ‘신의 목소리’)는 다섯 명의 프로가수들과 재야의 고수들인 아마추어 도전자들이 노래를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방송 이후 수요일 오후로 정규 편성됐으나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고 8월 종영 중순을 앞두고 있다.
‘신의 목소리’ 종영은 음악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가 극에 달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이미 올해에만 SBS ‘판타스틱 듀오’ MBC ‘듀엣 가요제’ 등 많은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정규편성 됐기 때문에 차별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신의 목소리’는 다른 음악예능과 큰 차별점이 없다. 매회 역대급 무대를 선보였던 윤도현, 박정현과 같은 쟁쟁한 가수들의 활약과는 별개였던 셈이다.
◇‘오 마이 베이비’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는 MBC ‘아빠 어디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후 편성된 육아 예능의 늦둥이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첫 방송 이후 큰 논란 없이 순항해왔기 때문에 나름의 시청자 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마베’는 아직 공식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는다고 알려진 적은 없다. 하지만 꾸준히 폐지설이 올라오는 현실이 ‘오마베’의 폐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상케 한다.
‘아빠 어디가’는 이미 폐지됐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최근 10%대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위기설이 불거졌다. ‘오마베’라고 이런 육아 예능의 존폐 위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결국 어떤 스타가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