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둘이라서 행복해요.”
같은 직업을 가지고, 비슷한 활동 영역에서 살아가다 사랑을 느껴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들은 세상에 많다. 하지만 코미디언계에는 의외로 ‘코미디언 부부’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역대 개그맨, 개그우먼 부부도 손에 꼽을 정도. 그래서 ‘코미디언 부부’라는 이름만으로도 그들을 더욱 특별해보이도록 만든다.
과연 우리나라 역대 개그맨, 개그우먼 부부는 누가 있을까. 이들의 ‘특별한’ 러브스토리와 코미디언 부부로 사는 모습을 들여다본다.
◇ 우리나라 1호 개그맨·개그우먼 커플, 최양락♥팽현숙 부부
최양락, 팽현숙 부부는 우리나라 1호 개그맨, 개그우먼 커플이다. 이들은 최양락이 한창 개그맨으로 주가를 올리고, 팽현숙은 ‘똑순이’ ‘미녀 개그우먼’으로 눈길을 모을 때 열애설이 나 결혼까지 골인했다.
최양락은 몇몇 인터뷰에서 “팽현숙의 개그 연기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느 순간 개그를 떠나서 여자로 봤을 때 나쁜 게 없었다”고 말하며 팽현숙을 사랑하게 된 이유를 밝혔고, 팽현숙은 그런 남편에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줬을 때 ‘어떻게 저렇게 멋지고 올바른 말만 하는 사람과 결혼했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팽현숙은 결혼 후 연예계 활동을 멈추고 사업에 도전했고, 2010년 SBS ‘자기야’에 패널로 고정출연 하는 등 주부 토크쇼의 패널로 출연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최근에는 두 사람이 함께 KBS2 ‘인간의 조건-집으로’에 출연해 티격태격 부부 케미를 보였다.
◇ 뼛속까지 개그맨과 개그우먼, 이봉원♥박미선 부부
이봉원과 박미선은 1989년 ‘철없는 아내’라는 코너에서 만나 연인이 된 후 1993년 결혼에 골인한다. 박미선은 이봉원과의 결혼 이유로 “잘생겨서”라고 답했다가 ‘충격발언’이란 기사를 보고 “왜 그게 충격발언인지 이해가 안 갔다. 진심이다”라고 말한 바 있고, 이봉원은 박미선을 향해 “내 말 잘 듣고, 예쁘고 성실해서 결혼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대중은 이봉원은 ‘사고뭉치’, 박미선은 ‘그런 남편을 말없이 내조하는 아내’로 바라보지만, 두 사람은 그럴 때 마다 시상식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로를 향한 믿음과 사랑을 변함없이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박미선은 “나의 남편 이봉원”을 앞세워 고마움을 전했고, 이봉원은 “2010년 ‘SBS 연예대상’에서 “SBS와 20년 연을 맺었지만 건진 게 하나 있다면 박미선”이라고 고백해 박수를 받았다.
이봉원은 최근 라디오 DJ를 하면서 MBC ‘옥중화’에서 배우로 출연하고, 음반 제작에 나서는 등 개그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박미선 또한 라디오 DJ와 더불어 각종 프로그램의 MC와 패널로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 ‘갈갈이’ 부부의 ‘디스전’은 언제나 옳다, 박준형♥김지혜 부부
박준형과 김지혜는 2005년 7월 결혼했다. 박준형은 KBS2 ‘개그콘서트’에서 ‘무를 주세요’를 외치는 갈갈이 캐릭터, ‘마빡이’ 캐릭터와 같이 다양한 유행어와 코너를 신설하며 2003년 개그맨으로 KBS연예대상을 받기도 했다. 인기절정에서 박준형과 김지혜는 결혼에 골인, 대표적인 코미디언 부부가 됐다.
김지혜는 결혼 이후 연예계 활동보다 쇼핑몰 CEO로서 활동을 활발히 했고, 이후에는 간혹 토크쇼 패널로 등장해 솔직한 입담을 뽐냈다. 박준형은 KBS를 비롯해 MBC, SBS, tvN 등 다양한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 후배들과 ‘개그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특히 서로의 ‘디스전’으로 유명한 부부. 박준형은 김지혜의 성형을 토크 소재로 삼고, 김지혜는 그런 박준형을 원망하며 ‘디스’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잉꼬부부 그 자체. 최근 ‘출발드림팀’에 출연한 박준형은 “설거지를 하도 해서 지문인식이 안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정경미 포레버’를 외치다 진짜 ‘포레버’가 된, 윤형빈♥정경미 부부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2008년 ‘어찌됐든, 국민요정 정경미 포레버’를 외쳤던 ‘개그콘서트’ 속 왕비호를. ‘왕비호’ 윤형빈은 동료 개그맨인 정경미와의 교제를 공식화했고, 이를 개그 소재로 승화시켜 ‘정경미 포레버’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었다. 이후 두 사람은 국민 커플이 됐고, 2013년 2월22일에 결혼했다.
두 사람은 결혼 후에도 웃음이 멈추지 않는 개그 부부로 활동했다. 윤형빈은 ‘개그콘서트’ ‘남자의 자격’을 거쳐 다양한 프로그램에 진출했고, 자신의 이름을 건 개그 소극장을 오픈해 후배 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홍대코미디위크’라는 코미디 페스티벌을 신설했다.
‘홍대 코미디 위크’에는 정경미도 합세했다. 정경미는 동료 개그우먼 김경아와 ‘투맘쇼’라는 코너를 했는데,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김경아는 “윤형빈 씨는 사비로 이 페스티벌을 만들었고, 정경미 씨도 코너를 하면서 야금야금 돈을 쓰고 있다. 이러다 부부가 쫄딱 망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개그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윤형빈, 정경미 부부다.
김학래, 임미숙 부부는 우리나라 제3호 개그맨, 개그우먼 부부다. 정경미와 함께 ‘투맘쇼’를 진행한 김경아는 개그맨 권재관과 부부이며, 권재관은 아직도 KBS2 ‘개그콘서트’에서 다양한 코너에 출연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황제성과 박초은은 MBC 16기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