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응원가로 잘 알려진 ‘연안부두’의 주인공 김트리오. 뽕끼가 담긴 ‘연안부두’가 대표곡이어서 트로트 그룹처럼 잘못 인식된 경향이 있지만 우리 가요사에서 손꼽을 만큼 수준 높은 음악을 선보였던 훵키 밴드다.
조용필이 속해 있었던 록밴드 김트리오와 같은 이름 다른 밴드인 이들은 미8군 무대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작곡가 김영순의 자녀들로 구성된 가족 그룹이다. 김파(기타), 김단(드럼), 김선(오르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국에서 먼저 활동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앨범을 냈다. 미국 본토에서 음악을 배웠기 때문에 ‘연안부두’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악들에는 미국 본토 음악의 색이 담겼다. 특히 밴드음악으로 표현되는 훵키 그루브와 여성 보컬리스트의 강한 소울 보이스는 1980년대 초반 가요씬에서 접하기 힘든 고퀄리티였다. 미국풍의 세련된 음악들을 앨범에 가득 담았음에도 트로트풍의 ‘연안부두’ 한 곡만으로 기억되는 점은 씁쓸하게 재밌다.
미국에서 음악을 배운 만큼 이들이 발표한 곡들 중 여러 곡이 번안곡이다. 데비 분(Debby Boone)의 ‘유 라이트 업 마이 라이프’(You Light Up My Life)를 ‘나의 등불’로 번안해 불렀으며, 바바라 스트라이잰드(Barbra Streisand)가 히트시킨 “스타탄생” 주제곡 ‘에버그린’(Evergreen)을 ‘나의 상록수’로 번안해 부르기도 했다.
↑ 사진=트로트 코리아 |
원곡의 주인공인 글로리아 게이너는 슈퍼스타급은 아니었다. 카랑카랑한 소울 보이스로 어필하며 1970년대 중후반 ‘네버 캔 세이 굿바이’(Never Can Say Goodbye) 등을 히트시켰지만 계보에 오를만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다행히 1970년대 후반 디스코 붐에 편승하며 ‘아이 윌 서바이브’가 히트했고, 35년여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곡의 인기 덕에 변함없이 회자되고 있다.
한국에서 두 번이나 번안되는 나름 진기록을 세운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는 다른 스타일의 밴드를 통해 리메이크 되면서 국내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색적인 얼터너티브록을 선보였던 미국 밴드 케이크(Cake)가 1996년 창의적으로 재해석해냈고, 플래티넘의 성공을 올리며 음악팬들의 두 엄지를 들어올렸다.
작년에는 소울 대모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이 곡을 자신의 앨범에 담았다.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의 ‘서바이벌’(Su
노래 제목을 잘 지어서일까. 슈퍼스타의 스매시 히트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 윌 서바이브’는 끊임없이 울려퍼지며 살아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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