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2부작 단막극 ‘퐁당퐁당 러브’가 독특한 소재와 빈틈없는 전개로 ‘웰메이드’ 로맨스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퐁당퐁당 러브’ 1부에서는 장단비(김슬기 분)가 수능 날 조선으로 떨어져 왕 이도(윤두준 분)를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고3 장단비는 수능 시험을 앞두고 아무 준비도 안 되어있는 상황을 비관해 자신이 사라지길 간절히 바랐다. 그러다 그는 수능 날 비오는 와중에 웅덩이에 빠져 조선시대로 날아가게 됐고, 기우제를 지내던 이도와 대신관료 앞에 나타났다.
↑ 사진=퐁당퐁당러브 방송 캡처 |
이도는 자신을 ‘고삼’(남성의 생식기를 자름)이라고 칭하는 장단비를 믿지 않았으나 대신관료들은 3일 만에 푸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5초 만에 푸는 모습을 보고 그를 곁에 두고 수학을 배웠다. 심각한 가뭄을 풀 수 있는 것은 정확한 계산과 측정 밖에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장단비는 졸지에 이도의 ‘수학 선생님’이 됐고, 이도는 아라비아 숫자부터 사칙연산에 ‘구구단을 외자’까지 섭렵하게 됐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두 사람의 사이는 많이 가까워졌고, 이도는 자신의 눈을 바라보고 항상 이야기를 하는 장단비를 보고 “신분을 떠나 벗이 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이도의 아내 소현(진기주 분)은 합방을 위해 궁중떡볶이에 ‘사랑의 묘약’을 탔다. 그날 밤 이도의 방으로 향했으나 알고 보니 궁중떡볶이는 모두 장단비가 먹었던 탓에 몸이 뜨거워진 것은 장단비였던 것. 이에 소현은 이도의 품에 안겨보지도 못하는 굴욕을 겪었고, 해가 뜨자 중전에 모욕을 준 죄로 장단비는 능지처참 당할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이도의 기지로 장단비의 죽음은 모면했으나, 대신들은 이 기회에 이도마저 끌어내리겠단 심산으로 “해가 없어도 시간을 잴 수 있는 시계를 만들라. 만약 그러지 못하면 장단비를 죽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남은 시간은 보름. 장단비는 물시계를 만들기 위해 애썼고, 이도는 장단비를 향한 마음을 멈추려 했지만 둘 다 각자의 문제를 풀지 못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도는 장단비를 끌어안으며 본격적인 러브라인을 예고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퐁당퐁당 러브’는 2부작으로 남기기 아까울 만큼 독특한 소재를 그려냈다.
조선의 왕과 고3 학생을 만나게 하는 타임슬립을 적재적소에 사용했고, 나라를 짊어지는 왕의 부담과 자신의 가치에 혼란을 겪는 고3 학생의 마음을 잘 맞물리게 그려내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하게 됐다.
↑ 사진제공=MBC |
‘퐁당퐁당 러브’가 2부작인 것이 아쉬운 이유는 미래 소녀 장단비와 지식에 목 말라있는 이도의 만남이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퐁당퐁당 러브’ 1회에서도 장단비와 이도가 가르침을 주고받으며 더욱 서로를 잘 이해하는 장면들이 그려졌다. 장단비의 휴대폰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는 이도, 늘 진지한 줄만 알았던 이도의 장단비를 향한 장난이 둘 사이의 로맨스를 촘촘하게 엮어주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역시 ‘원녀일기’ 제작진다웠다. ‘퐁당퐁당 러브’는 작년 10월 방영한 2부작 단막극 ‘원녀일기’의 김지현 PD와 주연 김슬기가 뭉쳐 만든 단막극이다. ‘원녀일기’ 또한 신선한 소재와 전개로 시청자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2015 제 20회 아시안TV어워즈 단편드라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독특한 연출과 김슬기의 호연이 다시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만든 셈이다.
이런 시너지에 차세대 ‘코로킹’으로 꼽히는 윤두준이 가세했다. 김슬기와 윤두준의 케미, 이들의 로맨스를 타임슬립 소재로 버무린 김지현 PD가 만나 2부작으로 끝내기엔 아까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과연 ‘퐁당퐁당 러브’는 2부에서도 지금의 호평을 이어가 ‘원녀일기’를 이을 웰메이드 단막극으로 남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부는 오는 20일 밤 12시5분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