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UHD 제작, 왜 하냐고요? 시청자들에게 제작진이 현장에서 봤던 장면의 색깔 하나하나까지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해드리고 싶었습니다.”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아마존의 눈물’의 연출로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얼굴, 김진만 제작부장이 입을 열었다. HD 제작보다 4배 이상의 저장공간이 필요하고, 10배 이상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UHD 제작, MBC가 야심차게 실험적인 도전을 시작한 것.
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는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천개의 얼굴 화장’과 ‘위대한 한 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김진만 부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제작진이 본 색감이 TV에 똑같이 전해지는 것은 어려웠다. 시청자들에게 우리가 봤던 그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었다”며 “TV가 스마트폰과 경쟁한다. 그 길에서 경쟁력의 대안으로 나온 게 UHD다. 스마트 폰으로 볼 수 없는 거대한 화면과 생생한 화질까지, 다큐멘터리의 성질과 잘 맞는 제작방식”이라며 UHD 다큐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제공=MBC |
또한 자신이 직접 연출한 ‘아마존의 눈물’ 보다 더 나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진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UHD는 HD를 뛰어 넘어 정교하고 세밀한 묘사를 제공한다. 해상도가 높고 색 영역도 더 넓어, 기존의 비디오 카메라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영화스러운 영상미를 제공한다. 하지만 제작을 하는데 있어서 HD 제작보다 더 시간이 많이 들고,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때문에 요즘 밤샘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제작진은 어려운 점들이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미려한 화면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 제작진은 UHD 제작방식에 가장 알맞은 주제로 화장과 음식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온 다큐멘터리가 ‘천개의 얼굴 화장’과 ‘위대한 한 끼’다.
◇‘천개의 얼굴 화장’
성기연 PD는 “‘천개의 얼굴 화장’ 제작을 앞두고 유사 다큐는 없는지 알아봤다. BBC 다큐 채널 등 해외 유명 다큐채널에서도 화장 다큐멘터리는 없었다. 학계 역시 복식사는 있으나 화장 전공교수도 따로 없고 해외 자료도 많이 없었다”며 “여기저기 모은다고 자료들을 많이 모았다. 워낙 많은 것에서 뽑아서 모든 이야기를 다 담진 못했지만, 첫 기록이라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이어 “해외에서도 ‘유니크하다’는 얘기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화장 르네상스를 누렸던 프랑스부터 세계 최악의 여성인권 국가 아프가니스탄까지 총 11개국을 다니며 화장의 원형을 추적한다. ‘화장은 곧 여자’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류 사회학적 의미에 주목했다. 화려한 화장 뒤, 감춰진 인간의 욕망을 발견하는 흥미로운 여정이 펼쳐진다.
◇‘위대한 한 끼’
‘위대한 한끼’ 이영관 촬영감독은 “영하 40도 영상 40도까지 100도 차이 나는 곳 돌아다니며 촬영 했고, 장비가 5톤 트럭에 다 안 실릴 정도로 많은 양을 가지고 출국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라마레라 촬영 때는 제작진이 시름시름 다들 아프더라. 아침 6시에 작은 배를 타고 나가서 고래가 나올 때 까지 촬영을 했다. 배 안에서 멀미는 물론이고 구토와 용변 해결까지 해야했다. 어느 날 한 두 명씩 아프고 쓰러지더니, 나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뎅기열로 입원해야했다”며 촬영 당시를 생생하게 전했다.
이외에도 “북극에서 오로라가 갑자기 등장하는 바람에 옷도 제대로 못 챙겨 입고, 동상까지 걸려가며 오로라를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생생한 장면이 UHD 화면으로 모두 전달 될 예정이다.
짤막한 대화에서도 당시의 고생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들은 무엇을 얘기하고자 했을까. 척박한 곳에서부터 문명이 자리한 곳까지, 누구나 ‘먹음’으로써 살아간다. 그래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한다. 인류의 한 끼에는 생존과 문화와 욕망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지구곳곳에는 여전히 생존을 위해 간신히 한 끼를 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넘치는 먹을거리에 고통 받는 사람들도 있고, 고집스레 지켜온 그들만의 음식문화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살기 위해 먹던 시대는 지나고, 먹기 위해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한다. 과연 ‘먹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 것일까. ‘위대한 한 끼’ 팀은 시청자들에게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조준묵 PD는 “총 제작기간 1년 12개국(북극, 인도네시아, 일본, 캄보디아, 요르단, 미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요르단, 미국, 독일, 이탈리아, 멕시코, 중국, 한국) 31개 도시에서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각 문화권의 대표적인 나라는 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각 문화권에서 그 음식이 왜 나왔는지 다면적으로 깊숙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촬영을 하며, ‘음식이라는 게 도대체 뭐지’ 깊게 생각해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 개의 얼굴, 화장’은 오는 7일, 14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된다. ‘위대한 한 끼’는 21일 오후 11시 10분 방송을 시작으로 4부작으로 구성됐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