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선물은 늘 사람을 설레게 하는 단어다. 하지만 대상과 때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더 기프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 친구의 과도한 친절과 그가 건네는 선물 상자로부터, 과거로부터 엄습하는 살벌함을 표현했다.
동시에 누군가의 말 한마디도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무심코 뱉은 말이 누구에게는 비수로 꽂힐 수도 있고, 상황이 낳은 거짓말은 상황을 눈덩이처럼 크게 만들며, 이는 곧 한 사람의 인생을 바뀌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기프트’는 말이 가진 무서움과, 상황이 만들어내는 두려움에 초점을 맞췄다.
사이먼(제이슨 베이트먼 분)과 로빈(레베카 홀 분)은 아이가 유산 된 뒤 한적한 교회로 이사를 오고, 우연히 고든(조엘 에저튼)을 만나게 된다. 달갑게 인사하는 고든과 달리, 사이먼은 그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내, 학창시절 ‘또라이 고든’으로 불리었던 그를 떠올린다.
↑ 사진=포스터 |
하지만 과하게 친절한 고든의 모습은 사이먼과 로빈을 불편하게 한다. 고든은 자신을 ‘또라이 고든’이라고 써놓은 사이먼의 쪽지를 보고도, 이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할 뿐 아니라, 선물을 건네는 등 아무렇지 않은 듯한 행동을 보인다.
로빈은 그런 고든을 두둔하지만, 그럴수록 사이먼은 그를 내치고, 결국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선을 긋고야 만다. 이 과정에서 로빈은 극도로 히스테릭해진다. 그는 고든에게 대하는 사이먼의 태도에 “사과하라”고 조언하면서도 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로빈은 결국 사이먼과 고든이 겪었던 과거에 대해 알게 되고, 상황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곧 현재 진행형이 돼 버리고 만다. “넌 과거를 털어버려도 과거는 늘 너를 따라다녀”라고 말하는 고든은, 사이먼에게 지우지 못할 선물을 남긴다.
마냥 완벽해 보이던 부부 로빈과 사이먼,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고든은 관계를 뛰어넘는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유혈장면 없이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으며, 벌어지는 상황에 공포감을 더했다. 기억하지 못하는 무언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과거에서 엄습하는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11월5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