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처럼 뛰고 ‘예체능’처럼 운동하고 ‘꽃청춘’처럼 유람하고.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웃겼으면 좋겠습니다.”
tvN ‘신서유기’ 하이라이트 영상에 삽입된 홍보 문구다.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서유기’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웹예능이다.
오는 4일 베일을 벗는 ‘신서유기’는 나영석 PD와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이 위기투합한 리얼막장 모험활극이다.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예능적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로 지난 8월 초 중국 산시성 시안으로 출국, 4박5일 동안 촬영을 진행하고 돌아왔다.
MBC ‘무한도전’과 함께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초로 큰 사랑을 받은 KBS ‘해피선데이-1박2일’ 원년 멤벅 뭉친 ‘신서유기’는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다는 점에서 여타 예능과 차별화된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tvN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 나영석 PD는 “‘신서유기’는 ‘어쩌다 보니’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PD에 따르면 ‘신서유기’ 최초 아이디어맨은 이승기였다. 그는 “(이승기가) 우리끼리 한 번 놀러가자고 얘기하다가, 우리만 보기 아까우니까 대충 찍어서, 방송 내기는 완성도 떨어질테니까 인터넷 방송으로 한 번 해볼까?라며 시작된 일”이라고 ‘신서유기’의 탄생 비화를 공개했다.
TV 아닌 인터넷으로만 송출된다는 점에 대해 나PD는 ”지상파에선 자제하면서 보여드릴 수 있는 재미가 있다면 인터넷은 허리띠 한 칸 정도 풀고 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호동은 웹예능 ‘신서유기’에 대해 “어깨에 힘 빼고 참여했다” 말했고, 이승기 역시 “방송 예능과 또 다른 재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나PD는 “플랫폼이 인터넷이지만 인터넷으로 보든 TV로 보든 재미있으면 충분히 많은 시청자들이 즐겨주실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잔머리 쓰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재미를 뽑아보자는 생각”이라 설명했다.
웹예능인 만큼 ‘신서유기’는 장편 예능이 아닌, 동영상 클립 형태로 서비스된다. 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 주 금요일 오전 10시, 10분 안팎의 클립 다섯 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나PD는 “그렇다 보니 깊이는 전혀 없다. 단순히 재미를 추구한 것”이라며 ‘신서유기’가 특정 메시지를 추구한 예능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목표 클릭수로 2천만을 꼽는 야심을 드러냈다.
멤버들의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케이블을 건너뛰고 바로 인터넷으로 진출한’ 강호동은 “기본적으로 오래 된 친구들이 있고, 나 자신보다 더 나를 잘 알고 있는 나영석 PD, 이우정 작가가 있었기 때문에 큰 고민, 걱정 없이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박2일’ 이후 고정 예능에 참여한 적 없던 이승기 역시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5년 만에 다시 뭉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설렜다.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에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불법 도박 파문 후 약 2년 만에 ‘신서유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이수근의 소회는 남달랐다. 그는 “나 때문에 안 받아도 될 비난을 받은 제작진에 죄송했다”면서도 “‘신서유기’ 자체가 내가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웃음을 드리는 게 조금이라도 용서받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은지원은 ‘신서유기’에 대해 “제일 싼티나는 프로그램”이라면서도 무(無) 깊이의 빅(Big) 재미를 강조, 기대감을 더했다.
‘신서유기’는 지난 27일 중국 텐센트사와 포털 사이트 QQ.com의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독점 공개, 중국 시청자 공략에도 나선다. 오는 4일 오전 10시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단독 공개된다.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