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는 전 세계 다양한 시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일주일간 소개하며 ‘무겁고 지루하다’라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 12회를 맞은 EIDF에는 전 세계 수작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여성 문제, 어린이 교육 문제 등을 담은 작품을 통해 시청자와 관객들의 편식 습관을 깨는데 더욱 힘썼다. 무너져가는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하고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담아 ‘세상과 통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영화제의 수장으로 활약한 임철 사무국장을 만나 EIDF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EIDF가 기획되게 된 배경은?
A. EIDF가 2004년부터 시작됐다. EBS가 콘텐츠를 보면 유아 어린이 콘텐츠하고 교양물이 가장 주력 콘텐츠라고 해야 할까.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주요 콘텐츠를 가져가야 한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부분을 조금 더 강화해서 하면 궁극적으로 크게 도움이 될 거고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다큐멘터리를 갖고 영화제를 시작하게 됐다.
Q. 수많은 영화제가 있는데 이중 EIDF가 하고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A. 다큐멘터리에 편식을 줄인다는 것. 실제로 어느 정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성과가 있다고 본다. 피드백이 들어오는 거 보면 다큐멘터리하면 상당히 진지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물론 무겁고 진지함을 살린 것도 있지만 가벼움을 살린 작품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다큐가 소개될 기회가 많지는 않다. 극장에서 다큐가 개봉하긴 하지만 굉장히 소수고, 거기에서 오는 제한적인 부분도 있다. ‘다큐멘터리도 재미있네’ 이런 피드백이 들어오면 희열을 느낀다.
Q. 12회까지 이어오면서 EIDF의 주관객층도 많이 늘었겠다.
A. 의외로 충성 로열티가 높은 사람들이 꽤 많이 있더라. SNS를 봤는데 ‘EIDF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주위엔 하나도 없지’라는 말이 있었는데 인상 깊었다.
Q. 선정작 가장 중점적으로 분 부분은?
A. 일단은 ‘잘 만든 다큐’라는 게 제일 크다. 잘 만들어야지 사람들이 좋아하더라.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개봉하는 게 유럽에서는 일반화돼 있다. 많이 만들어지는 다큐멘터리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은 또 그렇게 많지는 않다. 보통 개인 작업을 많이 하지 않나. 의지가 있고 뜻이 있는 사람이면 만들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인데 다큐멘터리는 만듦새의 진폭이 굉장히 크다. 일단은 잘 만든 작품을 고른다는 게 제일 크다. 그래야지 다큐멘터리도 재밌다는 대중화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영상, 스토리 전개, 캐릭터의 매력, 사회적 메시지 등이 있지만 다 합해서 대중이 봤을 때 ‘좋다’라는 느낌을 전해줄 수 있는 작품을 고르고 있다.
Q. 1회 때와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이 많이 성장했는지?
A. 가장 큰 건 그래도 두텁지는 못하지만 충성도 높은 관객이 있다는 것이다. EIDF가 이때쯤 할 때가 됐는데 라는 관객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성장인 것 같다. 그 다음에 방송중심적인 행사를 해서 익숙하지만 영화제에는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경험의 축적도 중요한 것 같다.
Q. 평균 관객은 얼마나 될까.
A. 평균 50%정도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청률 분석하면 시청자 수도 나온다. 작년의 평균 시청률이 0.6%였다. 이걸 시청자수로 데이터를 뽑아보면 누적시청자 수가 300만 명 정도 봤다는 것이다.
Q. EIDF의 특색이나 강점을 소개하자면?
A. 형식적으로는 방송 중심이라는 게 큰 것 같다. 출범 당시에도 확실했고, 방송과 같이하는 영화제는 전세계에 하나도 없었다. 가끔 온라인 영화제가 있긴 한데 기본적으로 방송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 D-BOX처럼 매체를 베이스로 한 영화제라는 것. 내용적으로 보면 각 영화제들이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지 않나. 과거에는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라는 것 자체가 특색이긴 했는데, 요즘엔 다큐 중심의 영화제나 행사가 많이 생긴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 중심의 영화제라는 것. EIDF 같은 경우 다큐멘터리의 대중화를 위해 작품을 선정할 때라든지 서비스를 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해서 하는 부분이다. 편식은 뭐든지 나쁘다고 생각해서, 한국에서 다큐가 마이너 장르라면 마이너 장르인데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영화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12회까지 왔음에도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부분은 제작진에게 숙제일 것이다.
A. 기본적으로 뭐든 영화제든 행사든 간에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송사가 하는 영화제인 만큼 많이 알려져 있어야하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긴 하다. 그래서 이 부분이 더 숙제이기도 하다.
Q. 그럼에도 12회까지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A. 아무리 포장을 잘하고 모양을 잘 만들어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걸 하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느냐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에 있어서 EIDF가 무슨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의 결론이 다큐멘터리가 조금이라도 알려질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일반 시청자, 관객에게 의미가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12년까지 이어올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