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결국 SBS 주말극이 흥행으로 가는 티켓인 ‘불륜’을 소재로 택했다. 앞서 ‘미녀의 탄생’ ‘너를 사랑한 시간’ 등에서 말랑말랑한 로맨스로 승부수를 뒀지만 시청률 사수엔 실패했던 터. 이런 상황에서 SBS 새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가 정한 ‘불륜’ 노선은 흥행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22일 오후 방송된 ‘애인있어요’에서는 서로 존재를 모르는 쌍둥이 자매 도해강(김현주 분)과 독고용기의 일상이 그려지는 한편, 도해강 남편 최진언(지진희 분)와 강설리(박한별 분)가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변호사 도해강은 위궤양 치료약을 먹고 유산했다는 한 임신부와 제약회사의 재판에서 임신부의 낙태 전적을 들춰내며 위궤양 치료약도 이같은 의도에서 마신 게 아니냐며 변론을 펼쳐 제약회사에 승리를 안겼다.
도해강은 이처럼 승률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캐릭터. 그러나 이런 성격은 주변을 힘들게 했다. 과거가 드러난 임신부는 자살을 택했고, 도해강 시누이 최진리(백지원 분)는 “죽음을 부르는 변호사라며? 네 딸도 죽였지?”라며 올케를 비아냥거렸다. 또한 최진언은 아내의 독한 면에 마음이 멀어졌고, 어느 새 다가온 새로운 사랑 강설리와 ‘불륜’을 이어갔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독고용기의 삶도 신통치는 않았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미혼모로서 폭군 상사의 구박에도 씩씩하게 밥벌이를 했던 그는, 이유 모를 협박에 도망자 신세가 됐다. 그는 휴게소에서 자신을 추적한 의문의 남자를 발견하고 때마침 옆 자리에 주차한 도해강의 자동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갑작스럽게 차를 빼앗긴 도해강은 독고용기의 차를 대신 타고 뒤를 쫓았지만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기름마저도 다 떨어져 차를 세우고 다른 차가 나타나길 기다렸지만, 인근 공사지역 인부들이 차량 통행을 일시 금지시켜 도해강은 한적한 도로에 갇히고 말았다.
아무도 없어 긴장감이 감돌던 그 곳에 한 트럭이 갑자기 출현했다. 이어 막을 새도 없이 도해강 차를 들이박아 그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버렸다. 다행히 도해강은 피투성이가 된 채 목숨은 보전했지만, 자신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독고용기의 첫사랑 백석(이규한 분)을 만나 파란만장한 앞날을 예고했다.
‘애인있어요’는 첫 회부터 불륜, 음모, 기억상실, 출생의 비밀 등 중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떡밥’을 마구 던지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착하고 예쁜 사랑 얘기를 내보냈던 과거 SBS 행보와 180도 다른 첫 걸음이었다. 그동안 주말 안방극장을 장악해온 MBC 주말극이 막장 논란이 일 만큼 자극적인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노선을 바꾼 SBS의 의도가 엿보인다.
중년층을 타깃한 ‘애인있어요’의 선택은 시청자에 주효할까. 경쟁작인 MBC ‘여자를 울려’ ‘여왕의 꽃’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강한 극성으로 밀어붙여 주도권을 빼앗아 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