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코미디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장르일 뿐 아니라, 내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던 장르 영화다. 코미디가 영화가 아니면 내 인생이 재미없는 것 같고, 늘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 한다”
‘쓰리 썸머 나잇’으로 관객들을 만난 김상진 감독은 코미디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쓰리 썸머 나잇’은 세 친구 명석(김동욱 분), 달수(임원희 분), 해구(손호준 분)이 일탈하는 내용을 담은 유쾌한 영화다. 일탈을 하기 위해 명석의 여자친구 지영(류현경 분)의 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지만, 이들 앞에는 고난만이 있을 뿐이다. 일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기억하지 못하는 어젯밤 일로 인해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Q. 남자들이 떠나는 내용인데, 여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A. 내가 좀 마초적인 남성이라 취향이 이렇지만, 여성 관객들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남자들이 꿈꾸는 일탈과 것을 여자들이 생각하는 일탈은 분명 다르기 때문에 분명 유치할 수도 있다. 사실 여성취향을 잘 모르는데, 극 중 남자들을 보면 유치하다고 생각과, 류현경을 보면 대리만족을 느낄 것이다.”
Q.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없는 영화인 것 같은데, 어떤가
A. 삼총사가 출발해서 ‘가자’라고 해서 떠나지 않는가. 순간에서 일탈을 꿈꾸면서 가지만 엄청 고생한다. 해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가는 과정부터 차도 분해되고 비키니를 입고, 불 쇼를 한다. 관객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었다.
요즘 영화들은 너무 메시지의 과잉이 아닌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이라고 교훈을 주려고 하고 아는 부분을 강요하는지. 그냥 편하게 즐기면 된다. 한 번의 일탈을 통해 전환점이 생기거나 인생에 새로운 희망이 생긴다?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내 인생은 젊음이 있기 때문에 갈 길이 있다는 것, 그리고 관객이 공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실에 발을 담구 돼 그 현실에서 점프해 보는 것이 포인트였다. 잠깐 점프한 순간을 영화로 만들면 공감이 될 수 있을까.
Q. 레슬링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많은 운동 종목 가운데 왜 레슬링인가
A. 많은 운동 중 레슬링은 몸을 부대낀다는 느낌이 강하지 않나.
Q. 극 중 명석, 달수, 해구 중에 어떤 모습이 가장 감독의 모습이 투영 돼 있나
A. 세 역할 모두 투영돼 있지만, 명석은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극 중 캐릭터들 모두 내 친구의 모습이 녹아있고, 친구들과의 경험을 넣었다. 남자들은 한 두 번 쯤 술을 먹다가 고생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박삼일 동안 술을 먹은 적도 있고 말이다(웃음).
Q. 이번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유가 있나
A. 이번 작품에서는 새로운 옷을 입히고 싶은 배우들과 함께 했다. 여백이 크고 색이 정확하지 않은. 우선 김동욱은 군대를 갔다 왔고, 손호준은 예능프로그램은 했지만 연기자로서는 백지상태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내가 색을 입히자는 생각이었다.
임원희는 팔색조로 옷을 워낙 잘 갈아입는 배우고, 류현경 같은 경우에는 워낙 가진 것이 많아서 다른 색을 보이고 싶었다. 심은진은 류현경과 예전에 연극을 했다고 해서, 함께 하게 됐는데 참 잘하더라.
Q. 코미디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영화를 만들고 나서 그 쾌감이 있다. 개봉했을 때 관객들이 웃을 때, 웃고 통쾌할 때, 뒤집어 질 때 기분이 좋다. 일상생활에서 캐릭터가 아닌, 상황이 아이러니할 때 있지 않은가. 찰리 채플린 클로즈업의 말처럼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 않나. 클로즈업을 안 쓰고 전체 샷을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Q. 극장가에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상당히 적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맞다. 우리 장르 영화가 죽어가고 있다. 코미디 감독 뿐 아니라 호러, 순수 멜로 등의 장르 영화가 없어졌다. 멀티 캐스팅과 큰 스케일의 영화만 허다해지고 있지만 다양성에서 없어졌다. 물론 그런 작품들이 구력이 있어서 투자를 받지만 그만큼 신인감독 데뷔가 어려워진 것 같다.
장르의 다양성이 영화의 장을 받치는 힘이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관객들은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없게 되고 말이다.
Q. 시원한 여름 코미디 영화가 탄생했는데, 작품을 만드는 데 주안점은 무엇인가.
A. 우선 시대상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지만 메시지는 안 넣으려고 했다. 여름에 보는 영화인데 사회적 이슈를 넣는 것은 아닌지 않나.
사실 매년 코미디 장르 영화가 계속 나왔으면, 하는 갈증이 있다. 코미디로 전세대를 아우르길 말이다. 코미디는 20대 취향을 못 따라간다.
1차원적인 목표는 코미디에 사회 풍자가 없이도 웃길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B급이면 어떤가. 1류는 세상을 지키지만 3류는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듯이 삼류 영화가 세상을 뒤집어엎는데 말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