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리얼스토리 눈’이 잔인하게 살해된 집주인과 유력한 용의자인 세입자 간의 이야기를 다뤘다.
1일 오후 방송된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위험한 세입자’ 편을 통해 지난 6월16일 충남 천안의 한 단독주택에서 집주인이 살해된 채 발견된 86세 정금난(가명) 씨 사건의 전말을 전했다.
이날 외출 후 귀가한 아들에게 발견된 할머니 시신은 목과 얼굴에 수십 차례 칼로 찔린 자상이 있었다. 고의적으로 집에 타인이 침입한 흔적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건 당일 CCTV에 수상한 여인의 모습이 포착됐다. 몇 시간이고 주인 집 근처를 맴돌던 한 여성은 꽤 오랜 시간 정 씨 할머니를 기다리는 듯 슈퍼마켓에서 빵을 사 먹고, 사람들에게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등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 사진=리얼스토리눈 방송 캡처 |
심지어 피 묻은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는 주민들의 증언까지 속출했다. 이에 이 여성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그는 다름 아닌 올해 5월까지 정 씨의 집에 세를 들어 살았던 세입자 63세 강 씨였다. 하지만 강 씨의 행동은 이상했다. 밀린 월세를 모두 갚았고, 사건 당일 정 씨 할머니를 만나 참외를 깎아먹으며 담소를 나누기까지 했던 것. 돈 문제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사건 발생 후 현장을 도주한 세입자 강 씨는 여관에서 하룻밤을 머무른 뒤 한동안 시장을 배회했다. 발견 당시 정 씨는 음독을 시도한 상태로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그렇게 사건 발생 이틀 만에 검거된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지 집주인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참외를 들고 찾아간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겨우 만난 강 씨의 아들은 제작진의 물음에 “직접 어머니에 물어보라”고 말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웃 주민들은 강 씨의 아들들도 사정이 좋지 않았다. 또한 월세와 공과금 문제로 집주인과 강 씨가 자주 다퉜으며, 지난 12월에는 집주인을 감금하고 폭행해 경찰까지 출동한 적도 있었다고도 증언했다.
깨어난 강 씨는 집주인인 정씨가 먼저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무시하는 정 씨의 태도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찾아간 세입자 강 씨의 오빠는 그런 강 시의 지난 기구한 삶을 들려줬다,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던 강 씨의 남편은 결혼생활 내내 술로 지새며 가족들에게 폭력을 일삼았고, 결국 술로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고 한다.
그렇게 일찍이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4남매를 키우기 위해 식당일과 각종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며 살아온 강 씨는 그렇게 키운 자식들은 어느덧 성인이 됐다. 이후 그는 점점 더 고립된 날들을 보내게 됐다고. 세입자의 오빠는 “집주인이 그런 짓을 해서 가끔 빨리 와달라고 울면서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사건 범행 당일 CCTV에 찍힌 강 씨의 모습에 전문가들은 “강 씨의 행동에서 어느 정도 계획성도 있고 우발성도 있다”고 말하며 “결심하는 듯 하다가 포기하기도 한다. 쌓여있던 감정들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복잡한 감정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강 씨의 아들은 제작진과의 만남을 거부했고, 피해자 집주인 할머니의 아들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