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기분 좋게 따뜻하다던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12회까지 진행된 ‘맨도롱 또똣’의 평균 시청률은 7%대, 딱히 좋다고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또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성적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반응 역시 로맨틱 코미디에서 정평이 난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작품 치고 영 시들하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 ‘최고의 사랑’ 등 홍자매가 집필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안방극장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다소 유치하기는 하지만 순정만화를 보는 듯 통통 튀면서도 설레는 로맨스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충분했던 것이다. 발표하는 드라마마다 흥행가도에 올렸던 홍자매는 어느덧 그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가 됐고, 여느 배우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다.
‘최고의 사랑’으로 정점을 찍었던 홍자매는 이후 드라마 ‘빅’에서 실패한 이후 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전작인 ‘태양의 주군’의 경우 사랑을 받기는 했지만, 전개가 아쉽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내용은 아쉽지만 공효진과 소지섭이라는 믿고 보는 배우의 힘과 연출만 빛났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맨도롱 또똣’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맨도롱 또똣’은 화병 걸린 개미와 애정결핍 베짱이의 사랑이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하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오너 셰프 백건우(이성재 분)와 레스토랑 주인 이정주(강소라 분)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 ‘맨도롱 또똣’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는 컸다. 홍자매의 신작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최고의 사랑’을 기록한 박홍균 PD와 홍자매가 의기투합한 작품인 만큼 이들의 만남이 ‘케미’가 어떤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뚜껑을 열어보니 안방극장에 드러낸 아쉬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맨드롱 또똣’이 보여준 대표적인 아쉬움은 유연석과 강소라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극중 인물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자연스럽게 섞여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통 멜로가 아닌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를 다루는 홍자매의 작품인 만큼 주연 배우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연기 포인트는 바로 웃음을 유발하는 능청스러움과 언제 어디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애드리브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순간적인 센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연석과 강소라는 이와 같은 능청스러움 보다는, 각자가 맡은 인물의 감정을 집중해서 연기하는 데 탁월한 배우들이다. 이러한 까닭 유연석과 강소라는 극 초반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했고, 이는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배우들이 극의 녹아들면서 인기를 끌만하니 이번에는 스토리에서 삐그덕 거리고 있다. 바로 주인공인 건우와 정주, 황욱(김성오 분)과 지원(서이안 분)이 펼치고 있는 사각 러브라인이 정체에 빠지면서 비슷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건우의 진심을 오해한 나머지 그를 잊는 다는 명목으로 황욱과 어울리면서 어장관리 아닌 어장관리를 하는 정주나, 지원에게 휘둘리는 건우나 답답하기 그지없다.
진도가 없다보니 어느덧 주인공인 건우-정주 커플보다 정근(이성재 분)과 해실(김희 정 분)이 보여주는 사랑이야기가 더 흥미롭다. 자신을 흑진주라고 자랑하며 해실에게 들이대는 대기업 사장 정근은 의외의 사랑스러움을 자랑하고, 그런 정근을 시크하게 밀어내듯 받아주는 해실의 ‘밀당’은 웃음이 절로 날 정도로 신선하고 풋풋하다. 오히려 정근과 해실을 주인공으로 하는 게 더 낫겠다 싶을 정도로 ‘맨도롱 또똣’은 메인커플인 건우와 정주의 사랑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
‘맨도롱 또똣’은 종영까지 4회 남은 상태다. 마지막까지 ‘홍자매의 마법’은 ‘맨도롱 또똣’에 통하지 않을 것일까. ‘맨도롱 또똣’을 위한 건우와 정주 커플에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