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외화의 강세가 박스오피스를 휩쓸면서 국내 영화의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메르스 확산 여파로 인한 개봉일 변경으로 이번 주 개봉하는 한국 영화의 기대작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지난 4월23일 개봉해 극장가를 휩쓸었던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기세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한국 영화는 3주 후인 5월14일 손현주 주연의 영화 ‘악의 연대기’의 개봉으로 빛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4일로 끝나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게 자리를 내줬다.
또 지난달 21일 개봉한 주지훈, 김강우 주연의 ‘간신’ 역시 그렇다. ‘간신’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지만, 고작 하루에 그쳤다. 더해 외화인 재난영화 ‘샌 안드레아스’가 개봉하고, ‘스파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영화는 더더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이후로 ‘간신’과 ‘악의 연대기’는 간간히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고 지난 10일까지 박스오피스는 ‘샌 안드레아스’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와 ‘스파이’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벤져스2’부터 시작된 외화의 박스오피스 점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전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쥬라기 월드’의 경우 무려 82.9%라는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압도적인 예매율로 봤을 때 이 영화가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상위를 휩쓴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바다.
‘쥬라기월드’는 ‘쥬라기 공원’ 테마파크가 유전자 조작 공룡을 앞세워 22년 만에 새롭게 개장하지만,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공룡들의 위협이 시작되면서 펼쳐지는 인간과 공룡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쥬라기 공원’ 1편을 연출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총괄을 맡아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최근 국내에 메르스 감염자가 확산되면서 극장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10일 개봉해 ‘쥬라기 월드’에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던 ‘연평해전’은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돌연 2주일 뒤로 개봉일을 연기했다. 기대작이었던 ‘연평해전’이 뒤로 밀리면서 ‘쥬라기 월드’의 기세는 더욱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18일 개봉을 앞둔 김윤석, 유해진 주연의 영화 ‘극비수사’(감독 곽경택)와 박보영, 엄지원 주연의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감독 이해영)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특히 ‘극비수사’는 ‘믿고 보는 배우’ 김윤석과 유해진, 그리고 곽경택 감독이 호흡을 맞추면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부산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유명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1978년 당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극비로 수사를 진행했던 형사와 도사의 37년 간 감춰졌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언론시사회 이후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쥬라기 월드’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개봉하는 터라 ‘극비수사’가 그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언론시사회 당시 “소금에만 찍어 먹어도 맛있는 닭백숙 같은 영화”라며 ‘극비수사’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김윤석의 말처럼 탄탄한 캐릭터와 스토리는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