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새 월화드라마 ‘상류사회’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땐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극을 이끌어갈 이른바 원톱 배우가 부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첫 방송 시작과 함께 이런 목소리는 기우였다는 게 증명됐다. 톱배우가 없다는 게 오히려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요소였기 때문이다.
8일 오후 방송된 ‘상류사회’에서는 재벌가 딸이지만 관습을 거부하는 윤하(유이 분), 서민에서 벗어나고픈 야망가 준기(성준 분), 철부지 재벌2세 창수(박형식 분), 가난하지만 사랑스러운 지이(임지연 분)의 얽히고설킨 관계의 시작이 그려졌다. 재벌과 서민의 사랑이라는 통속적인 공식을 하명희 작가의 섬세한 필력과 최영훈 PD의 연출력으로 전혀 다르게 해석하며 독특한 드라마 탄생의 기대감을 높였다.
작품성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배우들의 호연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방송되기 전까지 캐스팅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던 게 사실. 연기돌로 인정받았지만 배우로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애프터스쿨 유이,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과 대표적 흥행작을 꼽기 어려운 성준, 브라운관에선 신예나 다름없는 임지연이 주요 배역을 맡아 월화극을 이끌어간다는 게 힘에 부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컸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그러나 오히려 이런 점이 작품에는 호재였다. 신선하고 톡톡 튀는 맛을 주는 조미료 구실을 했던 것. 드라마에서 노출이 적었던 만큼 이들의 조합은 그 어느 작품보다도 식상하지 않았다.
특히 유이와 임지연의 캐스팅은 적절했다. 그동안 KBS2 ‘오작교 형제들’ MBC ‘황금무지개’ 등에서 연기력을 쌓아온 유이는 화려한 이미지에 맞는 재벌딸 역을 소화해내면서도 권력과 소박한 행복 사이에 갈등하는 캐릭터 속내를 부담없이 보여줬다.
또한 ‘인간중독’ ‘간신’ 등 주로 영화에서만 활동하던 임지연은 그동안 수식어처럼 붙어다니던 섹시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친근한 지이로 100% 빙의했다. 푼수끼 다분하고 신비주의는 단 1%도 찾아볼 수 없지만 매력적인 기운을 폴폴 내며 등장과 동시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박형식, 성준 모두 안정된 연기력과 개성 강한 캐릭터로 맡은 바 충실하게 해냈다. 네 명의 청춘스타들의 상큼한 이미지와 흔들림 없는 연기력이 어우러져 생각지 못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물론 이들이 앞으로 남은 19회차를 어떻게 소화해낼지는 미지수다. 시작과 함께 폭발력은 입증했지만 드라마를 차분히 이끌어나갈 지구력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황. 마지막까지 자신의 캐릭터를 잃지 않고 뚝심 있게 극을 밀고 나가 이 작품을 자신의 최초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릴지 네 사람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