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방송과 동시에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할 뿐 아니라, 그 화제성을 인정하듯 시청률 역시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복면가왕’의 시작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다. 물론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9.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복면가왕’이었던 만큼 그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았지만, 전작이었던 ‘애니멀즈’가 2%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만큼 처음부터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첫 방송 당시 6.1%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복면가왕’은 전작에 비교했을 때는 무려 배가 넘는 성적이었지만 동시간대 경쟁작이었던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과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이하 ‘K팝스타4’)에 밀려 동시간대 꼴지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청률과 별개로 반응은 뜨거웠다. ‘복면가왕’은 가수부터 배우까지 계급장을 뗀 8인의 스타가 특수 제작된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오직 노래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토너먼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은 복면을 쓰고 등장한 복면가수들의 가창력을 듣는 즐거움과, 그 정체를 알아맞히는 예능적인 재미까지 더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사진=복면가왕 캡처 |
온라인을 중심으로 1대·2대 복면가왕을 차지한 ‘황금락카 두통썼네’의 정체가 누구인지 알아맞히기 열풍이 일어났고, 비록 가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준우승에 올랐던 ‘꽃 피는 오골계’ 비원에이포(B1A4) 산들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비투비 육성재 ‘상암동 호루라기’ 블락비 태일 등은 아이돌이라는 편견 속에 드러나지 않았던 실력이 자랑하면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 같은 아이돌 가수의 가창력 다시보기는 ‘황금락카 두통썼네’가 걸그룹 에프엑스의 루나 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점을 찍었었다.
아이돌 가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록의 가수인 권인하와 장혜진, 진주, 배다혜, 이창민, 아이비, 강균성 등의 실력파 가수들이 출연해 귀를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배우 박준면, 김슬기, 김지우, 현우에 방송인 홍석천 등 생각하지도 못한 이들의 가창력으로 ‘반전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가수 백청강이 성별을 바꾸고 무대 위에 올라 이른바 ‘역대급’ 반전을 기록하면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이 같은 관심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첫 방송 이후 꾸준한 상승폭을 그려낸 ‘복면가왕’은 침체에 빠진 ‘일밤’의 부활을 예고할 뿐 아니라, 이제는 일요예능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송된 ‘복면가왕’의 시청률은 11.3%으로 동시간대 2위에 올랐다. 지난주 방송분이 기록했던 10.4%보다 0.9%포인트 상승시키는데 성공한 ‘복면가왕’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는 동시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던 ‘슈퍼맨’과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슈퍼맨’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부동의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이었다. 초반에는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딸 추사랑과 배우 송종국의 세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 그리고 개그맨 이휘재의 쌍둥이 서준, 서언 형제, 배우 엄태웅의 딸 지온이 보여주는 사랑스러움은 그동안의 일요 예능판도를 사로잡기 충분했다. 2월1일 최고 시청률 19.8%를 달성했던 ‘슈퍼맨’은 이후 천천히 시청률 하락하더니 7일 13.7%을 기록하며, 2015년 초반에 비해 확실히 떨어진 성적을 보였다.
‘복면가왕’이 부동의 인기를 자랑했던 ‘슈퍼맨’을 뒤쫓을 수 있었던 저력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편견을 버리게 한 노래실력과 ‘정체’가 누구인지 추리하는 묘미에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앞선 것은 바로 이제는 뻔하고 지루해진 가요예능에 ‘복면 속 가수를 추리하라’는 변수를 넣어서 전혀 다른 재미를 꾀한 기획력에 있다.
익숙함 속에 다름을 추구하면서 인기몰이를 시도한 ‘복면가왕’은 ‘슈퍼맨’을 뛰어넘어 ‘아빠 어디가 시즌1’ 이후 잃었던 ‘일밤’의 위엄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 이 기세를 놓치지 않는다면 ‘복면가왕’이 예능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은 그리 먼 일은 아닐 듯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