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앨범 재킷은 분명히 음악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다. 이러한 시도는, 특히 인디 시장에서는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직접 힘겹게 자신의 음악과 어울리는 작품을 찾아내기도 하지만 친분을 통해서 연결되는 경우도 상당수다. 유명하지 않은 화가라도 앨범 재킷에 참여하고 자신의 포트폴리오의 한 장을 채울 수 있게 됐다. 앨범의 진짜 본질은 음악이고 앨범 재킷은 그저 하나의 부가적인 것이라는 의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이렇듯 뮤지션들이 아트웍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밴드 피아는 “음악과 미술, 영화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술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고 음악 작업을 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 사진=강허달림, 레드벨벳, 피아 앨범재킷 |
이어 “이젠 사람들이 앨범을 하나의 작품으로 본다. 음감회를 할 때 앨범 재킷에 들어간 진짜 그림을 설치를 했다. 그랬더니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 실제로 보는 것과 앨범 재킷에서 주는 차이가 있다. 전시회와 음감회를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 인디레이블 관계자 A는 “앨범 재킷은 음악을 듣기 전 그 앨범을 가장 먼저 만나는 수단이다. 그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 중요 하고 필요하다. 앨범 재킷의 경우 음악과 미술(디자인)이 만나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면서 더욱 시너지를 내게 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이런 콜라보레이션은 매우 예술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작업이다”라며 “모든 예술은 뿌리가 같다고 하는 말도 있다. 다만 그 표현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고 요즘은 비주얼적인 요소 역시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술계와의 윈윈(WIN-WIN)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A는 “사실 음악에 비해 미술은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미술이 대중음악과 만나면서 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어렵지 않다는 인식을 주게 되면 작가나 작품 그리고 미술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인디레이브 관계자 B는 “미술계와의 윈윈효과는 크게 실감하진 않지만, 벨벳언더그라운드의 앨범 중 앤디워홀이 참여한 바나나 아트워크나 너바나의 ‘네버마인드’(Nevermind) 앨범 재킷은 후에 다양한 미술가들에게 영향을 줬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음악 취향이 비슷한 이들은 비슷한 문화를 소비하는 편이니 서로(음악-미술)에게 소개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화가들의 이런 작업이 상업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많은 재원들이 있지만 모두 함께 성공하긴 힘든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이나 영화, 다른 분야로 미술을 풀어내는 일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순수 미술을 하는 이들은 이를 구도 상업적이라고 비난을 한다.
화가 킬드런은 “전 앨범에 들어가는 제 그림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앨범 재킷 전체에 참여를 하면 10페이지를 금방 넘기는데 음악을 듣고 모든 걸 염두하고 만든다. 그게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따로 노는 게 드러난다”며 “싱글들이 많아지면서 앨범이 만들어지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표지만 작업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제 입장에선 그들이 원하는 대로 가줘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킬드런은 “앨범 아트웍에 참여한다고 해서 상업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 근데 그게 자격지심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화가들이 자기 작품이 사랑받길 원한다. 그게 환원이 되면 좋겠지만 안 되면 상업적이라고 비난을 한다. 상업적, 비상업적으로 나눈다는 자체가 작은 그릇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킬드런은 “앨범 재킷 디자인만 전문적으로 하는 친구들도 있다. 작업을 하는데 대부분 앨범 아트웍만 한다. 다 디지털이다. 화가의 주가 바뀌는 것은 상관이없다. 그건 선택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 개인작업도 하고 상업 작업도 한다. 그게 작업하는 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 매체를 통해서 드러나는 제 작품은 빙산의 일각에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