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킬드런은 화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전시회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는 다수의 뮤지션들의 앨범 재킷에 자신의 작품을 싣고 있고 이들과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올해엔 파스텔뮤직과 음악과 미술이 결합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집 안에만 박혀서 그림을 그릴 것 같은 화가의 이미지와 달리 직접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는 킬드런과 만났다.
앨범 재킷 작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파스텔뮤직과의 작업은 제가 일본에서 유학을 다녀오자마자 진행을 하게 됐다. 이후 플럭서스와도 하게 되고 SM엔터테인먼트와는 현재 작업 중이다. 이전에는 인디 뮤지션들 위주로 작업을 했었다. 이들의 사정을 알다 보니 그냥 재능 기부였다. 스스로 납득한 재능기부.”
기존 작품과 앨범 재킷 속 작품을 작업할 때 차이가 있나
“아무래도 앨범 재킷은 약속된 작업이기 때문에 최선의 것들을 물어본다. 어떤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냐고 몇 가지를 던진다. 그쪽에서 괜찮을 것 같다고 한 것 위주로 음악을 들으면서 표현을 해냈다. 기간이 무리하면 안한다. 저한테도 해가 되고 그분들에게도 그렇다. 최소 2~3주의 시간은 있어야 하고 6개월을 한 곳도 있다.”
파스텔 뮤직과는 재킷 뿐만이 아니라 여러 작업을 했는데?
“일을 하다가 만난 정말 형 동생이다. 회사분들과 다 친해졌다. 제가 리스너로서 음악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는 자체가 맞는다. 파스텔은 크게 상업적이지 않고 순수한 면이 있다. 돈으로 엮이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다.”
앨범 재킷 작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 무조건 곡이 좋아야 한다. 음악이 저랑 소통이 안되면 작업을 할 수 가 없다. 그것은 상도덕 위반이다. 그러면 다른 작가를 소개시켜 주거나 한다. 작업실에 음악을 24시간 동안 틀어놓는다. 음악이 없으면 작업을 못한다. 일반 작품들도 오래 전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음악으로 불이 붙고 타는 감성이 완성된다. 제가 작업실에서 듣는 음악 리스트를 보면 다 놀랄 거다. 말도 안 되는 장르를 다 듣는다. 음악에 따라서 감정이 변화 하는데 그것 자체가 복 받은 것 같다. 음악이 없었으면 어떻게 그림을 그렸을까 싶다.”
킬드런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그림 그리는 걸 무조건 손작업으로 한다. 전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니라 화가다. 디지털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 다른 방법을 찾지 않았다.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그림으로 크게 남길 수 있다. 희소성이 있고 여러 장 찍지 못하고 기계는 손을 따라가지 못한다. 물감은 물감 대로의 맛이 있고 그게 더 원초적이다. 앨범 아트웍이 많아지는 것은 다들 너무 디지털 작업이 양산형이었다면 그런 것에 벗어나려고 욕망하는 것 같다. 시각적이기도 하고 만드는 사람도 그렇고.”
SNS를 통해서 본인 작품을 보여주기도 하고 세미나나 강연에도 선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댓글에 반응은 안 한다. 하지만 세미나나 교육 부분에선 소통을 하려고 한다. 멘토링을 해주고 고충을 들어주면서 제 자신의 초심을 다지는 편이다. 일방적인 제 이야기는 안 한다. 그림 그리면서 답답하고 어려움이 생길 때가 있는데 강의를 하면서 그 때가 상기되고 원초적인 힘을 찾는다.”
앞으로의 시장을 전망하자면
“수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고 작가 자체고 이런 작업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었으면 좋겠다. 쓸데없는 아집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 은 자신이 음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지 간접적인지, 본인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걸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빨리 알아서 적극적으로 하면 진짜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음반시장이 잘 되어야 가치들도 앨범이 나오는데 하나의 구색이나 장치가 아니라 아트웍이 막중한 영향을 끼친 위치를 마련해 놓는 게 작가의 것. 작가는 작가대로 그려야 한다. 음악은 음악대로 잘 되어야 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