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살아있는 탄저균을 다른 연구기관으로 보낸 미군의 배달사고가 지난 2008년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사고 범위가 확대되자 미군도 탄저균 관리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또 다른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2008년 호주의 한 실험시설로도 보내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금까지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곳은 미국 11개 주와 한국, 호주 등을 포함해 24개 실험시설로 밝혀졌다.
미 국방부는 앞서 미국 메릴랜드 주 국방부 소속 연구소의 신고로 18곳에 대한 탄저균 배달 사고를 인지한 뒤 발송처인 유타 주의 생화학병기실험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사고 사실을 확인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고가 일반 대중에 미치는 위험은 없으며, 실험실 관계자에 대한 위험도 극히 낮은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공공 보건에 대한 위협요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 배송된 탄저균 표본들 가운데 어떤 것이 살아있는 탄저균인지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내주쯤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한미군 오산기지로 배달된 탄저균은 소량만으로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생화학무기다. 탄저균은 바실러스 안트라시스라는 공식명칭이 있는 세균으로 주변 환경이 나쁘면 포자를 만들어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
인간이나 동물이 이 포자를 흡입하면 생성되는 독소가 혈액 내의 면역 세포에 손상을 입혀서 쇼크를 유발하고 심하면 곧바로 사망에 이른다.
탄저균 무기
앞서 1979년 옛 소련에서는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다 호흡곤란으로 두 달간 2천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밥 워크 미 국방부 차관은 이날 탄저균 비활성화와 관련한 실험실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